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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마다 '인출大亂'
입력1998-09-28 19:36:00
수정
2002.10.22 15:53:54
금융노련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28일 파업에 대비해 추석에 쓸돈을 미리 인출하려는 고객들로 은행창구마다 큰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아파트단지, 사무용빌딩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일부 점포에는 귀성자금과 월말 결제자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개점과 함께 한꺼번에 몰려들어 혼잡을 빚었다.
고객과 시민단체는 금융거래가 늘어나는 추석을 앞두고 파업이 강행되는데 대해 불만과 우려를 표시했다.
문을 열자마자 50여명의 고객이 쏟아져들어온 서울 강남구 외환은행 삼성동 지점의 경우 전노조원이 휴가원을 제출한 가운데 점포 정문에는 파업 일정과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고객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붙여놓아 고객들을 긴장시켰다.
은행측은 이날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파업 자제를 촉구했고 과장급이상 간부들은 『비록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기본업무에는 지장이 없다』며 고객들의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애썼으나 고객들의 불안을 씻지는 못했다.
조흥은행 상계19단지 지점에서도 은행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고객 3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25평 남짓한 점포가 북새통을 이뤘다.
이 점포 崔규문 지점장은 『파업사태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가 크다』며 『오늘 협상이 원만히 타결돼 은행이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삼성동 지점의 경우도 오전 10시까지 약 100여명의 고객이 다녀가 평소보다 방문 고객수가 30% 이상 증가했다.
고객들은 창구직원들에게 『도대체 무엇때문에 파업을 하는 거냐』며 불만을 털어놓았고 『추석을 앞두고 은행을 이용해야 할 일이 많은데 걱정이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귀성비용을 찾기 위해 은행에 들른 오세민(吳世民·36.회사원)씨는 『은행원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고 싸우는 것은 이해하지만 고객을 볼모로 잡는 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실련 하승창(河勝彰) 정책실장도 『노조가 생존권보장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은행뿐만 아니라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다 추석을 앞둔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한다면 시민들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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