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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은밀하게 먹는 정력제

부작용 가능성 충분한 검증을보신탕은 우리의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음식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개고기 육질이 인체의 육질과 비슷하여 가장 소화가 잘 된다든가 하는 옹호론까지는 모르겠지만, 민속전통에서 쇠잔한 기력을 보하고 환자의 회복이나 영양 보충용으로 전해져 온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같은 개고기라도 매니아 사이에는 모든 부위가 똑같은 등급이 아닌 것 같다. 사철탕 집에서도 단골에게만 대접하는 특별한 부위가 있으니 바로 개의 양물이다. 보신탕 매니아면서도 단골인 사람들은 가게에 맡겨놓은 것이라도 한 듯 주인을 따로 불러 '그것'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과학적 설명이 언제나 가능할 것 같지는 않지만, 보신탕의 '그것'을 골라 먹으면 남성의 그것이 힘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일종의 동종요법가들이 기대하는 효과와 유사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다른 동식물에서 자신의 신체부위와 유사한 것(부위가 같거나 모양, 또는 향이 같은 것)을 섭취하는 것은 그 부위의 질병치료나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다. 어떤 사람은 소의 생간을 먹는 것이 사람의 간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눈을 맑게 한다고 믿으며, 어떤 사람들은 남성을 닮은 송이류의 버섯이 당연히 남성의 힘을 길러준다고 주장한다. 사슴을 주요 약용식품으로 활용하는 중국의 전통에서는 사슴의 양물(鹿鞭)이나 고환(鹿囊)이 훌륭한 정력제라고 여겼다. 이는 서양 사람들도 마찬가지여서 영국 사람들은 소의 고환을 '초원의 굴'이라 부르며 소의 고환과 음경을 최음제와 정력제로 활용했다. 남성 정력을 증강시키며 남성불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다소 엽기적인 발상도 있다. 유럽 사람들은 남성이 왕성한 힘과 정액을 보유하기 위해 남자의 정액을 먹는 비방이 존재했다고 한다. 남의 정액을 받아 마심으로써 자신의 정자활동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한 셈이라고 할까. 또 여성이 흥분될 때 분비되는 애액(Love Juice)도 따로 받아 마시기도 하였다. 강장제이며 최음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간혹 이런 식품들이 효능이 있다는 판정을 받는 예도 적지 않다. 하지만 소나 개의 '그것'에서 성 기능과 관련 있는 테스토스테론이 다량 발견되었다고 해서 음식점 주방을 기웃거리며 그것을 구걸해야 하느냐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이다. 도움되는 성분 외에 부작용 가능성도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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