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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 넘는 예금계좌 급증
입력2003-09-07 00:00:00
수정
2003.09.07 00:00:00
이연선 기자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개인과 기업의 대기성 여유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5억원을 넘는 거액 예금계좌가 급증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상반기 중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5억원 초과 거액 저축성 예금계좌는 지난 6월 말 현재 6만3,300개로 지난해 말에 비해 4,400개(7.5%)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거액(5억원 초과)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6월 말 161조8,190억원으로 상반기 중 18조3,990억원(12.8%)이나 증가했다. 특히 기업자유예금은 42조4,19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7조5,110억원(21.5%)이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업자유예금이 급증한 것은 여유자금이 많은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미룬 채 은행에 돈을 맡겨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부진이 길어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특수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중은행들이 부유층 고객에 대한 프라이빗뱅킹 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개인들의 거액 예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액 계좌를 소유한 고객들은 예금상품 가운데서도 안전한 정기예금을 월등히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 거액 계좌는 111조7,090억원(4만4,000계좌)으로 전체 거액 예금의 69%를 차지했다. 반면 투자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금전신탁은 거액 계좌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특정금전신탁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연말보다 2조5,840억원이 줄어든 30조4,56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일반 고객의 은행수신은 증가폭이 줄었다. 6월 말 전체 은행수신 잔액은 707조6,740억원으로 상반기 중 24조220억원(3.5%)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해 하반기(5.7%)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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