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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KRX)가 라오스 자본시장의 문을 처음으로 열었다. 한국거래소가 라오스 정부와 합작으로 개설한 라오스증권거래소가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건태 주라오스 한국대사, 푸펫 캄푼봉 라오스 중앙은행 총재, 데푸방 물랏렛 라오스증권거래소(LSX) 이사장 등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라오스증권거래소(LSX) 개장식이 열렸다. KRX가 주식거래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 수출한 것은 지난 2009년 베트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특히 라오스거래소는 주식거래 시스템뿐만 아니라 증권 관련 제도까지 통째로 수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KRX는 평가하고 있다. KRX가 지난 2007년 9월 라오스 중앙은행과 증시 개설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3년4개월 만이다. 두 기관은 10월에 LSX를 공식 출범시킨 데 이어 3개월 만에 증권시장 개장까지 순조롭게 이뤄냈다. KRX가 정보기술(IT) 시스템 등 9,800만달러를 출자하고 라오스 중앙은행이 1억200만달러의 토지와 건물을 투자해 각각 49대51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사 5명 중 부이사장과 시장부장 등 2명을 KRX에서 담당하고 LSX의 5개 부서 중 3곳의 부서장 또한 KRX 직원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KRX가 라오스 증시 역사를 새로 개척하는 것이다. 최초 상장 종목이 두 개에 불과한데다 매매는 하루에 두 번밖에 이뤄지지 않지만 체결방식과 거래소 규정 등은 KRX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라오스의 솜사밧 랭사왓 상임부총리는 환영사에서 "라오스 자본주의 경제의 꽃이 될 라오스 증권시장은 라오스 기업의 자본을 조달하는 동시에 라오스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LSX는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에서 열린 증권시장이라는 점에서 AFP 등 해외 언론들의 주목도 받았다. KRX의 이번 쾌거로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KRX는 2008년 말레이시아에 채권거래시스템을 수출한 데 이어 2009년 베트남에 증시시스템을 수출했다. KRX는 LSX와 동일한 방식으로 올 7월 캄보디아에서도 합작거래소를 출범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증시 현대화에 참여해 중앙아시아로 증시 수출의 보폭을 넓히기도 했다. 앞으로 KRX는 해외 우량기업을 적극 유치해 국내 증시의 볼륨을 키울 계획이다. 김 이사장이 지난해 11월 '세계 100대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후 KRX는 해외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우량기업의 2차 상장(DR) 유치를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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