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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김우중회장 취임이후] '신뢰받는 재계'로 변신기대

11일 25대 전경련회장으로 취임한 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은 「신뢰받는 재계」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웠다.지난해초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뒤 와병중이던 최종현(崔鍾賢)회장을 대행하며 활동을 시작한 金회장은 지난해 9월 임시총회에서 24대 회장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崔전회장의 잔여임기를 맡아왔다. 이날 2년임기를 새로 시작함에 따라 전경련은 본격적으로 2기 金회장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金회장은 취임이후 지난 6개월여동안 5대그룹의 구조조정과 빅딜(대규모사업교환), 전경련 5개년 발전비전, 기업윤리헌장 제정, 수출총력체제 구축, 해외로드쇼 등 굵직한 현안과 사업을 도맡아 처리하며 재계 좌장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2기체제를 출범시킨 金회장은 「신뢰받는 재계」를 목표로 재계와 전경련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 대기업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을 긍정적인 쪽으로 바꾸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경련이 새로 채택한 「전경련 비전 2003」 가운데 최소 1,000억원 규모의 사회협력기금을 조성하는 계획이 신뢰받는 기업인상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협력기금 구상에는 金회장 개인의 의지와 포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개별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시혜적 성격의 사회공헌이 아니라 재계 전체가 공동보조를 맞추며 능동적으로 나서는 사회공헌 사업을 찾겠다는 입장. 金회장은 정치권 및 정부와 재계간의 관계설정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착이나 대립·갈등으로 얼룩진 재계와 권력의 관계에서 탈피, 21세기를 함께 준비하는 동반자로 일체감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 金회장의 생각이다. 재벌에 대한 비판세력과의 대화채널을 새로 구축하는 계획도 신뢰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여의도 경제사회포럼」이라는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이나 정치권에 대한 홍보창구로 「전경련 정치포럼」을 설치하는 방안도金회장의 아이디어로 알려져 있다. 곧 전경련 사무국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낼 계획이다. 金회장은 특히 『재계가 변하기 위해서는 전경련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전경련이 지금까지 오너중심의 회장단 운영에서 탈피, 업종·단체·여성계 대표 5명(사진)을 새로 영입해 분위기를 일신한 이유다. 또 이사회에 전문경영인을 참여시켜 전경련을 명실상부한 범재계의 대표기구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날 기업윤리헌장을 새로 선포하면서 「투명경영」 항목을 추가하고 건전한 정·경관계를 선언한 것도 재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면서 정경유착의 폐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려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또 재벌총수 경영의 폐해와 경영권 세습에 대한 비판을 의식, 전문경영인 육성 부문을 추가하고 뇌물방지협약 발효 등 부패라운드에 대응해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모범경영의 의무를 명시한 점도 21세기 기업상을 제시한다는 전경련 장기비전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비전과 각오를 내세웠지만 金회장과 전경련이 앞으로 짊어져야할 짐은 너무 무거워 보인다. 우선 재벌의 선단식 경영행태와 오너중심의 독단적 경영체제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정치경제포럼을 통해 나름대로 설득에 나설 계획이지만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게 사실이다. 또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여론의 압박을 어떻게 소화해낼 지도 관심을 모은다. 실제로 이날 새롭게 구성된 전경련 회장단은 오후 4시께 청와대를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취소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빅딜 등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부측이 재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그만큼 재계가 느끼는 압박감이 심하다는 얘기다. 재계가 구심점없이 분열되는 양상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반도체와 자동차·전자 등의 빅딜 과정에서 현대·삼성·대우·LG 등 대그룹들이 갈등과 반목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의 중심이 돼야할 대기업들이 사분오열돼있는 상황이다. 당초 회장단을 대폭 개편해 전경련의 면모를 일신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유상부(劉常夫)포철회장 등 5명만 새로 영입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도 「화합이 우선」이라는 절박한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개혁이나 변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실제 행동은 최소한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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