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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성장의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 되고 있습니다.” 이장호(사진) 부산은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경영전략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장은 “올해를 재도약의 시기로 삼아 은행업과 함께 증권ㆍ할부금융업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그룹으로 발전시켜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도 부산은행이 ‘성장’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원천은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을 중시하는 내실경영이다. 지난 2ㆍ4분기에 부산은행은 영업이익 963억원, 당기순이익 7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ㆍ4분기 대비 각각 128.7%, 69.2% 증가한 수치다.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733억원, 당기순이익 531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 점이 눈에 띈다. 대다수 대형 은행들의 2ㆍ4분기 NIM이 전분기보다 0.3~0.5%포인트 감소한 데 비해 대단히 선전했다는 평가다. 부산은행의 NIM은 지난해 2ㆍ4분기 2.92%로 바닥을 찍은 후 4ㆍ4분기에 3.27%까지 반등했으나 올 들어 소폭 조정양상을 보이며 1ㆍ4분기 3.20%, 2ㆍ4분기 3.12%를 기록했다. 또 최근 들어 조달비용이 적게 드는 ‘저(低)원가성’ 수신자금이 늘고 있어 향후 이익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요구불ㆍ저축성ㆍ기업자유예금 등과 같은 저원가성 수신자금은 올 1ㆍ4분기 6조9,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ㆍ4분기에는 7조1,000억원을 넘어서며 총 수신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61%에 달했다. 지난해 4ㆍ4분기 말에는 30.24% 수준이었다. 자산건전성 역시 호전되고 있다. 2ㆍ4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455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52.3% 감소했다. 3ㆍ4분기에도 대손충당금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실시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덕분에 6월 말 기준 BIS비율은 14.74%, 기본자본(Tier1)비율과 단순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0.1% 6.87%까지 높아졌다. 부산은행은 이 같은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자회사인 부은선물이 증권업 예비인가를 받은 상태로 올해 안에 본인가를 신청해 증권사로 전환시킬 계획이며 할부금융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2ㆍ4분기 실적 발표 후 부산은행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 하이투자증권은 1만1,800원에서 1만3,500원, 푸르덴셜증권은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산은행에 대해 그동안 지역경기 악화와 자산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으나 결국 기우에 그쳤다”며 “향후 충당금 감소와 NIM 유지 등으로 타 은행과 차별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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