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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1일 은행채등 1兆 매입"

가계·中企대출등 자금선순환에 큰 효과 기대<br>연말 자금관리 부담 감안 만기 내년초로 설정

한국은행의 은행채 매입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최근 한은의 수조원대 유동성 지원으로 은행채ㆍ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채권 거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채 매입까지 가세하면 단기시장의 온기가 자금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CD 금리가 무려 0.23%포인트나 급락한 점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금리도 하락하며 가계 및 중기의 대출이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오는 11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방식으로 은행채 등을 1조원어치 매입한다고 7일 밝혔다. 은행채와 일부 특수채 등 신규로 공개시장조작 대상에 포함된 신용위험증권의 매입 한도는 전체 낙찰금액의 80%다. 이에 따라 RP 매입 예정액이 전액 낙찰될 경우 은행채 매입액은 최고 8,000억원이 된다. 이는 지난달 27일 은행채를 RP거래 대상에 포함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첫번째 은행채 매입조치다. 최저 입찰금리는 연 4.15%다. 만기는 63일로 금융기관의 안정적인 자금운용과 연말 자금관리 부담 등을 감안해 만기를 내년 초로 설정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자금시장 선순환에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천대 받던 은행채 등 신용위험증권이 한은의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에 포함돼 금융기관의 자금융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은 그동안 은행채와 CD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섰는데 은행권의 리스크와 증권사 등의 자금부족으로 수요가 자취를 감췄었다. 하지만 한은이 사실상 은행채에 대해 신용을 보증한 것이어서 은행채의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종전 수요자 파워가 발행자 파워로 넘어가면서 은행채 금리는 하락하고, 이는 CD금리와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자금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복귀한다는 얘기다. 특히 은행채의 RP매매 대상 증권 포함은 나중에 한은이 단순 매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은행채를 필요할 때 처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만기일이 63일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만기 63일은 91물로 규정된 한은의 RP거래 사상 두번째로 긴 기간이다. 한은은 최근 은행권에 91일물짜리 RP로 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만약 증권사ㆍ보험사ㆍ자산운용사들이 두달 동안 4.15%로 자금을 조달해 5% 후반대 금리인 은행채와 CDㆍ기업어음(CP) 등을 매입할 경우 손쉽게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반면 은행들은 자금이 몰려들고 유동성비율 규정도 완화돼 굳이 은행채를 많이 발행할 필요가 없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줄어들면서 단기물 금리 하락의 효과가 나타난다. 이날 CD금리가 전일 대비 0.23%포인트 급락하며 5.69%로 내려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은행채를 매입하게 되면 금융기관의 단기물 수요를 진작시켜 금리가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며 “이는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으로도 이어져 가계ㆍ중기 등 자금시장 선순환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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