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의 신라가 첨단 기술의 21세기와 소통을 시작한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이 내달 7일 경주에서 막을 올린다. 1996년 문화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 박람회로 출발했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지금까지 경주와 앙코르와트 등 국내외에 걸쳐 네차례 열리면서 세계의 문화와 예술을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국제적인 문화 축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경주시 천군동에 위치한 세계문화엑스포 공원에서 50일간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문화박람회라는 콘텐츠에 집중했던 예전 행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하드웨어를 대폭 강화했다. 이를 위해 조직위원회는 50만㎡ 규모의 엑스포 공원에 상징 건축물인 ‘경주타워’를 준공하고, 신라시대 왕궁의 정원을 재현한 ‘신라 왕경숲’을 조성, 복합문화테마공원으로 꾸미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상징 건축물인 ‘경주타워’. 아파트 30층 높이에 해당하는 82m 높이의 경주타워는 440억원을 투자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자랑거리다. 황룡사9층목탑을 음각화 한 디자인으로 외관은 모두 유리로 덮었고 꼭대기층에는 고공전망대와 디지털 문화전시관이 들어섰다. 경주타워를 스크린으로 두고 펼쳐지는 멀티미디어쇼는 타워를 더욱 돋보이게 할 전망이다. 쇼에는 첨단 영상프로젝터인 PIGI(Projection des Images Geantes Informatisees) 시스템, 레이저 그래픽, 애니메이션, 입체사운드, 불꽃, 특수효과 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빛의 향연’이 벌여질 예정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볼거리도 있다. 국보 91호로 지정된 신사시대 유물 ‘도제기마인물상’을 소재로 한 3D입체 애니메이션 ‘토우대장 차차’가 주인공. 신라의 대표적인 문화아이콘인 토우(土偶)가 ‘차차’라는 이름의 무사로 변신해 현재와 과거,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벌이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줄거리다. 이인화 이화여자대학교수가 시나리오를 쓰고 아주대학교 IT센터가 제작한 이 작품은 행사기간 내내 무료로 상영된다. 그 밖에도 세계적인 작가 고(故)백남준의 대표작 100여점을 선보이는 특별전과 멕시멈크루, 익스트림, 갬블러 등 세계 수준의 비보이들의 춤사위가 펼쳐지는 ‘월드 비보이 페스티벌’ 그리고 덴마크ㆍ러시아ㆍ일본 등 6개 나라의 민속설화로 엮어가는 ‘세계꼭두극축제’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됐다. 오수동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영화ㆍ미술ㆍ산업 등 분야별로 열리는 국제행사는 많지만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는 흔치 않다”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보여주는 것이 특히 이번 행사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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