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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디지털TV 수신방식 전격 합의/빌 게이츠와 소비자의 승리

◎TV메이커 방식외 PC생산업체 방식도 수용/서로 호환성 갖고 있어 가격 급속하락 전망【뉴욕=김인영 특파원】 디지털 TV 또는 HD(고화질) TV로 알려진 차세대 TV의 수신 방식에 대한 미 업계의 오랜 논쟁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PC메이커와 TV세트 메이커 대표들은 며칠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25일 HD(고화질) TV의 공식 기준을 정하지 않고, 각자 소비자에게 유리한 방식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도 두 업계 대표들의 합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컴팩·애플·인텔 등 PC 관련업체들은 디지털TV생산에 참여, 제니스·필립스전자 등 기존 TV 메이커와 한판 시장싸움을 벌이게 됐다. 또 ABC·CBS·NBC 등 미 방송사들도 HDTV 생산에 맞춰 디지털TV방송출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디지털TV는 숫자기호로 영상을 수신하는 차세대 TV로 기존 아날로그방식TV보다 선명한 화면에 대형 영상스크린을 갖고 있으며, 채널을 다양하게 선택할수 있다. 또 PC의 기능도 하기 때문에 스포츠 통계 등 다양한 데이타도 받아볼수 있다. FCC는 오래전부터 디지털TV시대가 올 것을 전제로 TV메이커와 PC메이커들에게 디지털TV의 단일기준 마련에 합의하면 이를 공인기준으로 채택하겠다고 권고했다. 이에 리처드 윌리 FCC 전 의장이 중재에 나서 지난 여름 TV메이커들이 원하는 「주사(interlacing) 방식」을 채택, 일단 타협점을 모색하려고 했다. 이에 리드 헌트 FCC 현의장이 난색을 표명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비롯, 컴팩·인텔·애플 등이 FCC를 상대로 반대로비를 펼쳤다. 미국이 자랑하는 영화감독 스필버그도 이에 동조, 선명한 화질을 위해서는 빌 게이츠가 주장하는 「프로그레시브 스캐닝(progressive scanning) 방식」을 채택할 것을 주장했다. 상황이 복잡해지자 오는 98년 디지털 방송출력을 약속한 FCC는 두 업계에 조속한 타협을 독촉했고, 두 업계는 더이상 시간을 끌수 없다는 인식에서 지난 8년동안 벌여온 논쟁을 마무리하고 타결점을 마련했다. 양 업계는 서로의 방식대로 디지털 TV를 생산하기로 결론을 내렸지만, 누가 더 좋은 디지털 TV를 생산하는가 하는 것은 앞으로 소비자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이번 합의는 PC관련 업체들의 승리이지만, 결국은 미국 소비자의 승리로 끝났다. TV 메이커의 방식과 PC 메이커의 방식이 서로 호환성을 갖고 있는데다 디지털 TV의 가격이 PC 가격의 추이처럼 급격히 앞으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98년 봄부터 시판될 디지털 TV는 대당 최저 1천5백달러(1백20만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방송이 출력된 후에도 7년동안 기존의 아날로그방식의 TV 송신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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