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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바로세우기

얼마 전부터 KBS의 수신료납부 문제로 시끄럽다. 국회에서 수신료 납부방식을 바꾸자는 법개정안이 제출되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노무현 정부출범이후 KBS가 정부에 편향된 태도를 보이는데 대한 불만을 노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방송제도는 방송의 공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방송의 공개념이란 방송전파는 유한자원으로 어느 일개 정파나 기업 또는 개인이 독점할 경우 그 폐해가 많기 때문에 미국과 달리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된 방송개념이다. 따라서 유럽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상파방송을 공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잘 아는 대로 BBC와 NHK는 세계적인 공영방송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KBS가 공영 기간방송사이다. 이같은 기간방송사가 어떤 정권이나 정파의 이해득실에 따라 위치가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말대로 KBS가 정권에 밀착해서 나팔수역할을 하는 것도 옳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떤 정당의 의견에 의해서 흔들리는 것도 옳지 않다. 문제는 수신료 납부방식 등 제도의 변화가 공영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KBS는 수신료와 광고수입으로 경영되고 있다. 그 비율은 4대6이다. 만일 수신료납부 방법을 바꿔 수입에 차질을 빚을 경우, 경영재원확보를 위해 KBS-1까지 광고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어느 정도 안정되었던 광고비의 매체간 비율이 급격히 변화하게 돼 방송과 신문 등 광고매체간의 광고유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 결과는 KBS의 공영성 유지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또 수신료는 `KBS의 프로그램을 시청한 대가`라기 보다는 `공영방송에 대한 공적분담금`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영국이나 일본의 수신료는 우리에 비해 훨씬 비싸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수신료를 인상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럴 수도 있다. 다만 난시청지역이나 빈곤층에 대해서는 수신료를 감면해 주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같은 가정은 국가기간방송사의 발전과 모든 국민의 매체향유권 보장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KBS의 문제는 KBS 전체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일부 사람이나 부서의 잘못 때문이다. KBS에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해 KBS의 누가 또는 어느 부서가 그런 불평등한 보도를 하게 했는지를 밝혀 그 책임을 물으면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이 경영상의 책임이라면 사장이 책임지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KBS의 수신료 납부방식 등을 보도 또는 방송내용과 결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빈대 한 마리를 잡기 위해 국가기간방송이라는 초가삼간을 태워 버릴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KBS는 오랫동안 쌓아올린 공영이미지가 왜 허물어져 비난의 대상이 되었는지, 스스로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건전한 국가기간방송사로서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생활산업부 양정록 차장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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