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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ㆍ29대책 이후 집값은 어떻게 될까.' 부동산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정부가 지난 8월29일 총부채상환비율(DTI) 폐지를 골자로 한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후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DTI 폐지,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 부활 등으로 수요자들의 자금조달 길에도 숨통이 트였다. 특히 일부에서는 당초 예상을 넘은 고강도 대책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집값도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영향은 지역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지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수도권 주요 지역의 시장상황과 전문가 전망을 담은 '수도권 주거지 집중분석'을 주 1회 시리즈로 게재한다. 서울~용인 고속도로의 서수지IC를 빠져 나오면 곧 바로 용인 지역의 아파트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곧바로 시야에 들어오는 성복지구 일대 새 아파트들에는 '입주를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그러니 이들 단지들의 대부분은 입주 개시에도 불구하고 미분양과 미입주 등으로 아직도 입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성복과 신봉 지역 신규 아파트 계약자들의 상당수는 이 지역에서 이미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라며 "이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기존 주택이 팔리면 입주할 예정이어서 정부 대책이 효과를 거둘 경우 용인 지역의 신규 아파트 미입주 사태도 일단락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덕이는 용인 부동산 시장=용인 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 2006년 이후 롤러코스트를 타면서 급등과 급락을 거듭했다. 특히 용인은 판교 입주가 마무리될 경우 판교 지역은 3.3㎡당 3,000만원, 용인 지역은 3.3㎡당 2,00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가 대거 몰려들었던 지역이다. 하지만 현재 아파트 가격은 2006년 고점 대비 50%에 가까운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현황에 따르면 신봉마을 LG자이 1차 102㎡형(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경우 2006년 최고 6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2006년 초 6억원에서 출발한 매매 가격이 1년만에 8,000만원이나 상승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시작한 하락세는 2008년까지 이어져 동일한 주택형이 3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신고됐다. 2009년 5월 5억원으로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아파트 가격은 6월 다시 3억9,5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이 급등과 급락을 거듭한 것은 투자자들의 투매에 따른 것이라고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김혜연 GS공인 대표는 "서울 강남 등에 이미 주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용인 지역에 대출을 안고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들이 대출 이자와 추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에 급매 형태로 아파트를 내놓으면서 가격이 롤러코스트를 탔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미 팔고 나갈 투자자들은 대부분 나가서 당분간은 이 같은 급등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분양 물량 해소가 관건=침체를 보이고 있는 용인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6,000가구를 훌쩍 넘는 미분양 아파트의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기도에 따르면 용인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7월 말 현재 6,422가구에 달한다. 특히 수지구의 경우 3,183가구, 기흥구에 3,034가구의 미분양아파트가 몰려 있다. 2007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밀어내기식으로 분양된 물량이 대거 쌓여 있다. 특히 전체 미분양 아파트 중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950가구에 불과한 점이 현지 시장에 부담이다. 현재 미분양 물량은 성복동의 힐스테이트와 신봉동의 센트레빌, 중동 롯데캐슬 등이 있다. 성복 힐스테이트는 전체 1,512가구 규모로 절반 정도인 75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또 신봉 센트레빌은 386가구 중 124가구, 중동 롯데캐슬은 2,770가구 중 1,658가구, LIG건설의 언남 리가는 533가구 중 31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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