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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급진주의등 3개 이념이 美외교 근원

■ 이데올로기와 미국 외교 / 마이클 H. 헌트 지음, 산지니 펴냄


지난 1620년 12월 21일 영국의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떠난 아메리카.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해 미 합중국을 건립한 후 중앙 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패권을 차례대로 차지하고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치르면서 20세기 세계 최강국가로 떠올랐다. 미국이 건국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해 오고 있는 외교 정책의 실체는 무엇일까. 마이클 H. 헌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역사학과 교수는 그 근원을 '이념의 덩어리' 즉 이데올로기에서 찾았다. 저자는 미국의 이데올로기를 구성하는 요소를 세가지로 압축했다. ▦'미국은 항상 위대하다'는 국민적 자의식. 이는 독립전쟁과 몇 차례에 걸친 세계사의 큰 파고를 겪으면서 생겨난 '자유의 증진을 소명으로 삼는 위대한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이념이다. ▦'인종간에는 위계적 서열이 있다' 는 인종주의가 두번째다. 백인이 자신의 우월성을 확보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 이데올로기로 건국 이후 지금까지 뚜렷하게 남아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급진주의와 혁명은 위험하다'는 반급진주의. 혁명이 사회개선을 위해 유용한 힘이 될 수도 있지만 위험한 방향으로 쉽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확고한 사회적 신념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1910년대 미국 외교정책의 이념으로 강력하게 자리잡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책은 세가지 이데올로기가 미국의 외교정책에 어떻게 작용하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1ㆍ2차 대전 참전당시는 물론 한국 전쟁에 개입했던 미국과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이 세가지 이데올로기의 맥락에서 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987년 책을 쓴 저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미국의 이데올로기는 모든 측면에서 미국의 엘리트가 한국의 문제를 파악하는 방식에 거의 틀림없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책은 수많은 사람의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다양한 편견과 오해가 미국 대내외정책의 담론을 형성하는 방식에 관해 숙고해보라고 요구하는 일종의 초대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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