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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다시뛴다] 혹독한 시련 뚫고 봄바란 `솔솔`

지난해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카드업계에도 봄이 오기 시작했다. 카드채 시장도 어느정도 안정되고 일부 후발카드사들은 월별ㆍ분기별 결산에서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유동성 위기가 차츰 진정국면에 들어서자 카드사들는 몸을 추스리며 다시 뛸 준비를 조심스럽게 시작하고 있다. 사실 지난해는 카드업계에 악몽과도 같은 시기였다. 하루 이상 연체율이 30%에 육박해 경영압박이 심화되고 카드채 시장마저 제 기능을 상실해 자금조달마저 쉽지 않았다. 거기에다 38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문제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LG카드가 채권단 관리로 넘어갔고 외환ㆍ우리카드는 모은행에 합병되는 혹독한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그러나 올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흑자로 돌아섰고 신한카드도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카드는 산업은행 위탁경영에 들어간 이후 카드채 발행 금리가 7%대로 떨어지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1조5,000억원의 증자계획 발표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경기 회복만 받쳐주면 카드업계의 정상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속속 흑자전환=가장 먼저 흑자로 돌아선 곳은 현대카드다. 지난해 12월 월별 결산에서 현대카드는 1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카드사용자가 돈을 갚을지 여부를 가리는 주요 기준인 `초회 입금률(카드대금 첫번째 입금비율)`도 99%를 기록해 향후 추가부실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신한카드는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실적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ㆍ4분기 총 165억원의 순익을 냈다. 부실채권 매각 이익이 4ㆍ4분기 흑자에 기여하긴 했지만 월별 결산에서도 이르면 이 달부터 흑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은행계 카드도 속속 흑자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전북은행 카드부문은 지난해 전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14억원의 흑자를 냈다. 하나은행 카드사업부는 지난 1월 82억원의 흑자를 낸데 이어 2월에도 6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미은행 카드사업부 역시 이 달부터 적자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춘국 신한카드 경영기획부장은 "경기가 회복돼 소비가 살아나기만 하면 연내 대형 카드사들까지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채 시장도 안정=카드사들의 주된 자금조달 수단인 카드채 시장도 3월을 기점으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6개월 만기 카드채 금리와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와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20일 4.62%포인트 까지 벌어졌다가 이 달 들어 유통금리가 하락하면서 4.50%포인트 아래로 내려갔다. 카드채 시장이 완전히 죽어 있었던 지난 1월과 달리 2월 이후 카드채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카드는 2월초 연 8.5%의 금리 300억원 어치의 카드채를 발행했다. 삼성카드도 지난 2월 6일 200억원 규모의 카드채를 연 6.95%의 금리로 발행했다. 삼성카드가 연 6%대의 조건으로 카드채를 발행하기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LG카드는 지난 3일 액면가 100억원의 1년짜리 무기명 회사채를 연 7.5%의 수익률로 발행했다. LG카드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9% 안팎에서 맴돌았고 올 초에는 발행조차 힘들었었다. LG카드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기 시작한 이후 카드채 발행 금리가 크게 떨어졌다"며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인 만큼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 "넘어야 할 산 많다"= 카드사들의 자금조달이 수월해지고 월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호전되고는 있지만 카드업계의 위기를 불러왔던 근본 원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카드사의 연체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고 경영호전의 전제조건인 소비 회복도 요원해 보인다. 이런 상태에서는 카드사들이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에 매진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정부도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을 추진하는 등 무너진 가계신용기반을 복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단기간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이 우리나라의 신용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강력한 신용회복 정책과 경기부진으로부터의 탈출, 업계 스스로의 구조조정이 맞물려야 신용카드 시장이 제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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