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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해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도약하겠습니다."
호주 기업인 패스트퓨처브랜즈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뒤 뉴질랜드, 중국 등 해외 시장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범석 패스트퓨처브랜즈 이사는 서울경제 취재진과 통화에서 "현재 홍콩에 아페스(Apess), 친텍스코어(ChintexCore) 등 자회사 2곳이 설립돼 있는데 이를 거점으로 광저우, 상하이 등지에 진출해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뉴질랜드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이사는 "지난해 3월 100% 지분을 보유한 뉴질랜드 자회사를 설립했다"며 "뉴질랜드가 호주 서부지역보다 물류 비용이 적게 들어 비즈니스의 편리성,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패스트퓨처브랜즈는 호주교포인 마짐씨가 지난 1996년 설립한 의류회사이다. 회사 설립 당시 15~25세의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중저가의류 '밸리걸(Valleygirl)' 브랜드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패스트퓨처브랜즈는 '밸리걸'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2002년에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의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템트(TEMT)'를 출시해 의류시장 점유율을 넓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설립 이후 지난 15년 동안 연평균 25.3%의 직영매장 증가율과 연평균 37.1%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현재 호주 6개주 등에서 156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 패션산업 내에서 시장점유율은 1.6% 안팎으로 분석되고 있다.
패스트퓨처브랜즈가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패스트패션에 적합한 판매 프로세스와 가격결정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일반 의류업체들이 시즌 전 9개월 동안 기획한 뒤에 매장에 7주 이상 전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반면 패스트퓨처브랜즈는 트렌드 체크에서 디자인, 생산 매장전시까지 7주 만에 끝낸다"며 "고객들의 반응에 따라 가격을 재조정해 재고율을 5%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류업체의 재고자산 보유일이 평균 209일인데 비해 패스트퓨처브랜즈는 68일에 불과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패스트퓨처브랜즈의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정보 리서치기관인 IBIS월드에 따르면 호주패션시장은 올해부터 5년간 연평균 1.2% 가량 성장할 것으로 평가됐다. 박 이사는 "지난해 업황이 좋지 않아서 백화점, 쇼핑몰의 렌트비가 20% 넘게 인하된 반면 올해 판매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20개 이상의 매장을 신규로 출점해 180개의 직영매장 운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6월 결산법인인 패스트퓨처브랜즈의 올해(2011년 7월~2012년 6월) 매출 전망은 약 2,22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15억원, 순이익은 120억원 가량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5% 가량 줄어든 수치다. 박 이사는 "지난해 빅토리아주의 홍수 등으로 호주 패션경기가 심각한 타격을 받아 수익이 악화됐다"며 "올해는 경기 회복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패스트퓨처브랜즈는 액세서리 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현재 시드니 등 3개 도시 매장에서 쥬얼리, 신발, 가방, 목도리 등을 판매하는 상황이다. 박 이사는 "현재 회사 매출의 7.6% 가량이 액세서리 부문에서 나오는 데 장기적으로 1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2~3년 이내에 액세서리 직영판매점도 20개 이상 늘려 매출 증대의 한 축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 청약 가이드 호주기업 패스트퓨처브랜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오는 21~22일 공모 예탁증권(DR) 청약을 진행한다. 예탁증권은 해외에서 발행한 원주를 대신해 국내에서 주권을 발행하는 형태를 말한다. 전체 공모 예탁증권 수는 300만DR로 이 가운데 80%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되는 수는 60만DR이다. 회사측의 공모희망가액은 1만400원~1만2,400원 수준으로 14일과 15일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된다. 공모 총액은 공모 희망가의 하단가격인 1만400원을 기준으로 312억원 수준이다. 기명식보통주 4주를 예탁해 1DR 형태로 발행하며 호주 현지 규정에 따라 액면가는 없다. 전체 300만DR 가운데 250만DR은 신주공모이며 50만DR은 패스트퓨처브랜즈의 마 짐 대표 배우자인 마 헤스더의 보유물량에 대한 구주매출로 진행된다. 공모가 완료되면 마 헤스더씨의 지분율은 50%에서 32.5%로 줄어든다. 회사측은 공모 자금을 통해 전산서버 증설, 점포개점 등 시설 확충과 뉴질랜드, 중국 진출 등 사업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사업계획에 따르면 회사측은 뉴질랜드에 직영점 10개, 중국에 직영점 20개를 신규 출점하고 호주내 액세서리 직영점도 5개 가량 새로 열 예정이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투자 위험요소에는 ▦ 의류산업이 경기변동에 민감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 글로벌 패스트패션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호주에 공격적인 진입을 시도할 경우 영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원재료의 가격상승과 인건비 증가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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