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충남 서산 대죽산업단지 내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 중단상태가 한달째 계속되고 있다. KCC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하락과 태양광시장의 위축으로 수익률 제고를 위한 생산라인 점검 차원에서 공장 가동을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착공해 지난 2010년 4월 본격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 공장은 연산 3,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해왔다.
당초 KCC는 태양광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연산 1만8,000톤 규모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태양광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KCC는 향후 시장이 회복되는 시점에 맞춰 공장을 가동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시장상황을 감안할 경우 재가동 시기는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LG화학도 지난해 12월 폴리실리콘 신규투자를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 측은 “글로벌 경기변동과 태양광 사업환경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수익성이 확보되는 시점까지 투자를 보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오는 2013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에 5,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고 태양광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바 있다. 하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의 불씨가 전세계로 옮겨 붙으면서 태양광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자 LG화학은 사실상 신규투자를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이에 앞서 SK케미칼은 최근 대만의 SREC와 함께 개발하던 폴리실리콘 시험생산계약을 철회하고 관련사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SK케미칼은 2009년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기술을 보유한 SREC와 관련기술 도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울산공장에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 지난해 초까지 시험생산을 해왔다. 하지만 생산제품이 기대했던 수준에 크게 못 미친데다 폴리실리콘 가격급락 등 시장여건이 악화되자 사업 철수를 전격 결정했다.
이처럼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수주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9월 호주 블루칩에너지와 체결했던 태양전지용 실리콘 웨이퍼 공급계약이 취소된 데 이어 최근 현대중공업과의 웨이퍼 공급계약도 해지통보를 받았다. 이 밖에 OCI는 미국 에버그린솔라와 체결한 총 3,219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9일 모두 해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태양광 수요는 줄어들고 중국업체들의 대규모 물량공세로 태양광 제품가격마저 폭락하면서 관련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며 “더욱이 최대 수요국가인 독일이 내년부터 태양광 보조금 삭감 정책안을 시행하는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태양광시장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