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과 저축은행들이 최저 연7.9% 등 낮은 대출금리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취급 수수료와 중도상환 수수료 때문에 단기로 급전을 빌릴 경우 실질 비용은 대부업체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 이내 단기로 돈을 빌릴 경우 할부금융ㆍ저축은행에서 요구하는 수수료 등 비용은 연 환산 100%를 넘나든다. 26일 H캐피탈ㆍS파이낸셜ㆍB저축은행 등 세 곳의 신용대출 상담센터에 문의한 결과 대출금리 외에 취급 수수료와 중도상환 수수료 등 5% 안팎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H캐피탈 신용대출 금리는 연7.9~49.9%, 취급수수료는 1~3.5%, 중도상환 수수료는 기간에 따라 1%에서 2%가 추가됐다. 광고에는 연7.9%에 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40% 안팎의 금리에 3.5%의 수수료를 내고 200만원 가량을 빌려간다. 이 대출을 담당하는 상담원은 “공무원이나 30대 기업 직장인만이 10% 이하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이곳에서 10% 이하로 대출이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40% 전후 금리에 200만원 정도 대출을 받는다. 취급수수료는 미리 공제하고 입금하고 만기 전에 갚으면 추가 수수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S파이낸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제시금리는 연15.9~39.9%이지만 대부분 39.9%로 대출을 받는다. 여기에 취급수수료 3%, 중도상환 수수료 2%가 추가된다. 이 회사 대출담당 직원은 “15.9% 금리는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금리로 보통 39.9%로 대출이 이뤄진다”며 “신용점수에 따라 1,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300만원 이내에서 대출한도가 정해진다”고 말했다. B저축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는 없지만 취급수수료가 5%나 된다. 대출금리도 38~60%로 높아 단기로 빌릴 경우 연 환산 실질비용이 연100%를 넘어선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할부금융사와 저축은행이 수수료를 대출금리에 포함시키지 않아 고객들에게 착시현상을 유발하고,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고금리로 빌려줘 폭리를 취한다고 지적한다. H캐피탈의 조달금리는 5.4%, S파이낸셜 4.7%, 저축은행은 6% 안팎으로 수수료를 포함한 대출수익의 10분의1 수준이다. 이에 대해 대부업계는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양석승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회장은 “올 초 재경부와 법제처가 대부업체의 이자는 월 5.5%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다른 금융기관도 대출금리에 모든 수수료를 더한 비용을 월 5.5%로 낮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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