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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재계 이것이 승부수] 에쓰오일, "위기를 기회로"… RUC·ODC 프로젝트 가동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들이 지난 10일 청계산에서 열린 등산행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에쓰오일

나세르 알 마하셔(왼쪽 세번째) 에쓰오일 CEO와 임직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저유가 위기를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극복하고 오히려 성장 기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잔사유 고도화 설비(Residue Upgrading Complex·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Olefin Downstream Complex·ODC) 건설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본사 부장 이상급과 함께한 신년 산행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 예정된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임직원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마하셔 CEO는 "회사 역사의 이정표가 될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인 RUC·ODC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전 임직원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주길 바란다"며 "유례없는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여기며 어려울 때일수록 도전하는 에쓰오일의 기업정신을 발휘하는 2015년이 되자"고 강조했다.

마하셔 CEO가 언급한 RUC·ODC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규 투자 프로젝트다.

울산 온산공단에 건설 중인 RUC는 잔사유 고도화 설비다. 고도화 설비는 원유정제과정을 통해 원유에서 가스·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나서 남은 값싼 기름(잔사유)을 다시 한번 투입해 휘발유나 윤활기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얻어낸다.

RUC가 완성되면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하면서도 경제성이 높은 휘발유나 윤활기유와 같은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돼 원가 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벙커C유와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은 줄어드는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초저유황 경유는 약 10% 증가한다. 또 고도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파라자일렌과 벤젠은 각각 5%와 8% 이상 늘어난다.

에쓰오일은 올해 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ODC) 프로젝트에도 나선다. 에쓰오일은 온산공단에 ODC를 세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초설계를 진행 중이다. ODC는 잔사유를 투입해 올레핀 다운스트림 계열 제품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폴리프로필렌(PP)를 얻어내는 시설이다. PO와 PP를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들 제품이 올레핀 계열에 속하는 제품인 부텐·에틸렌·프로필렌 중 프로필렌을 가공해서 나오는 후방 제품이기 때문이다. PO는 자동차 내장재와 전자제품, 단열재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의 기초원료이며 PP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탄성이 가격 대비 뛰어나 자동차 범퍼를 비롯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정유업계에서는 잔사유에 비해 원가가 비싼 나프타와 셰일가스, 천연가스 등을 이용해 프로필렌 및 프로필렌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에쓰오일의 ODC가 완공되면 이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SKC가 유일하며 특히 PO는 SKC가 국내 수요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에쓰오일은 사활을 걸고 PP와 PO의 생산에 나서고 있다.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은 단순히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부터 가전제품,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 등에 적용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가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특히 아직 1인당 소비량이 적은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시설에 대한 운영비용 절감과 효율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2017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입해 울산공장 시설개선 사업에도 나선다. 시설 개선으로 오는 2018년부터 연간 약 1,0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에쓰오일은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 역량인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특히 사활을 걸고 있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사업에 필수적인 제품개발과 신사업 분야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에쓰오일 기술서비스개발센터를 새로 건립한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지난해 2월 서울시와 마곡산업단지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약 2만9,099㎡ 규모의 연구소부지를 확보했다. 기술서비스개발센터는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마곡산업단지는 경제·산업·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에 위치해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R&D 활동기반을 제공한다"며 "우수한 연구인력 유치와 연구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출신 CEO '소통 경영' 눈길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의 '소통 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마하셔 CEO는 한국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와 한국인의 정서를 알아야 한다며 각종 행사에 직접 참석해 직원들은 물론 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마하셔 CEO는 지난 5일 서울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신입사원들의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치열한 취업 관문을 뚫고 새롭게 에쓰오일의 식구가 된 42명의 신입사원들을 격려했다. 마하셔 CEO는 "오늘 공연을 관람한 전체 임직원이 그 기운을 이어받아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한데 집중해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신입사원을 포함한 임직원 220여 명과 함께 청계산을 올랐다. 신입사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덕담을 나누며 정상에 오른 마하셔 CEO는 "유례없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에쓰오일의 기업정신을 기억하고 도전정신을 발휘하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마하셔 CEO는 에쓰오일이 진행하는 대부분의 사회공헌활동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 역시 직원들과의 소통이 목적이다. 매년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울산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직원들과 함께 참여하고 겨울을 앞두고는 저소득 가정과 독거 노인을 위한 연탄 배달에 나서기도 한다. 마하셔 CEO는 사내 체육대회에 참석해 직원들과 축구를 하고 시무식에서 한복을 입고 직원들에게 한국말로 덕담을 건네는 등 소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마하셔 CEO는 경영진과 직원들 간 소통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야 회사가 발전한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소통에 적극적이다"며 "직원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회사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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