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태(사진) 코스콤 신임 사장이 개인파산 및 면책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경영인으로서의 결격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코스콤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선임된 정 신임 사장은 지난해 대표이사로 있던 한국멀티넷의 부도로 관련 부채를 떠안으면서 법원에 파산 및 면책 신청을 냈다. 같은 해 8월 개인파산을 선고받고 현재는 면책 절차가 진행 중이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임원으로 재직 중 파산을 선고받은 자는 임원직을 사임하도록 하고 있다. 단 정 신임 사장의 경우처럼 파산이 선고된 이가 면책을 받기 전 대표 이사에 ‘취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한 판사는 “파산 선고 후 면책을 받기 전에 대표이사로 취임할 수 있는지는 법조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며 “(대표이사 선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 회사를 부도에 이르게 한 사람이 증권 전산 업무를 독점하고 있는 사실상의 공기업인 코스콤을 이끌어갈 능력이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코스콤의 모회사인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노동조합은 “금전 문제로 회사 경영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운 개인파산자가 코스콤의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라며 “심각한 결격사유를 가진 정 사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스콤 측은 “전 회사의 부채를 떠안은 것인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 신임 사장은 새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보기술(IT) 태스크포스팀의 상임위원으로 활동했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MB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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