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보다 쓰기·저장 속도가 1,000배 빠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로 USB 등 초소형 저장메모리에 사용되는 낸드 플래시를 대체하는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철성(사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21일 기존 낸드 플래시에 비해 정보를 저장하고 쓰는 속도가 1,000배 빠르고 용량은 1.5배 높은 메모리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소자는 크기도 기존 낸드 플래시의 절반 이하로 작게 만들 수 있고 공정 비용도 낮아 상용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황 교수는 “낸드 플래시는 복잡한 공정과 직접화(주어진 칩의 면적에 더 많은 메모리 소자를 넣어 용량을 늘리는 과정) 제한 등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한계에 이를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현재 연 27조 원 규모의 낸드 플래시 시장을 계승·확대해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낸드 플래시의 바톤을 넘겨받을 수 있는 차세대 주자로 주목을 받는 저항변화 메모리(RRAM)의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에 매달렸다.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에서는 저장 용량을 늘리면 저항 변동 폭이 수만 배로 커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전극-다이오드층-메모리층-전극’을 쌓은 간단한 메모리 구조를 바탕으로 8가지 저항 상태를 안정적으로 동작하게 했다. 이를 통해 각 메모리 소자 저장 용량을 기존 2비트에서 3비트로 1.5배 늘리는 데 성공했다.
황 교수는“차세대 메모리로써 각광받는 저항변화 소자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선점했다”며 “상용화 단계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고 자부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분야 최고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5월 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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