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한민국은 역전의 명수였다. 숱한 난관과 위기 때마다 돌파구를 찾고 새롭게 도약했다. 길이 없으면 만들고 막히면 길을 뚫었다. 나라 전체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역동성이라는 위기극복의 DNA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 기업들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고 국민들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밖으로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 신세, 안으로는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의 3중 덫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현재 우리의 모습"이라며 "기업 생산성은 갈수록 저하되고 창업가정신은 사라져버렸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우리 눈앞에 닥친 현실이 돼가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다. 과거의 영광을 넘어 앞으로 30년 뒤 광복 100주년,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려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 확충은 필수다. 그런데 현실은 우울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매년 0.1~0.15%포인트씩 하락해 오는 2031~2040년 평균 1.9%, 2051~2060년에는 평균 1.0%까지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2017년부터 감소한다.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와 청년층의 고용절벽이 현실화하는 원년이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혁신과 창조의 에너지에서 이를 모색하고 있다. 어제의 성공방정식을 뛰어넘을 것을 주문한다. 과거의 영광을 넘어 혁신과 창조의 에너지로 방전된 대한민국을 충전하면 춤추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국가 지도자가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중산층 복원을 사회·경제적 핵심 정책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창간 55주년을 맞아 '광복 70주년,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광복 70주년을 넘어 영광의 100년 시대를 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광복 이후 네 차례 위기를 극복한 DNA가 우리 몸속에 흐르고 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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