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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란제리 "아 옛날이여~"

업계 1·2위 비비안·비너스 매출액 뒷걸음질

젊은층 패션 란제리 찾고 홈쇼핑 공세에 밀린 탓

GS샵의 원더브라 홈쇼핑 방송 장면. GS샵이 선보인 원더브라는 올해 해외 톱모델인 미란다 커를 앞세워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GS샵


국내 란제리업계 1, 2위를 다투는 '비비안'과 '비너스'에 비상등이 켜졌다. 나란히 창립 60주년을 맞은 양사는 정통 란제리 브랜드로 속옷 시장을 지배해왔지만 최근 젊은 층이 선호하는 패션 란제리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를 앞세운 홈쇼핑의 파상 공세에 떠밀려 실적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24일 A 백화점의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란제리 상품군의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4.5%로, 2011년(6.2%)과 2012년(5.0%)에 이어 3년 연속 성장 둔화세를 이어갔다. 특히 비너스와 비비안 등이 속한 정통 란제리군의 성장 정체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패션 란제리 브랜드들의 성장률은 8.7%인데 반해 정통 란제리는 1.1%로 거의 제자리걸음했다.

해당 백화점 관계자는 "젊은층이 패션 개념으로 인식하는 패션 란제리에 비해 속옷 이미지가 강한 정통 란제리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비안과 비너스의 부진은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비비안을 만드는 남영비비안의 지난해 매출액은 2,327억원으로 전년대비 2.4% 감소했고, 영업손익 역시 -60억4,100만원으로 적자규모가 더 커졌다. 비너스를 운영하는 신영와코루도 비슷하다. 신영와코루의 2011~2012년 결산기 매출액은 2,059억원이었으나 2012~2013년엔 1,987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영업이익도 145억원에서 98억원으로 30% 가량 급감했다. 양사의 실적 부진은 단가와 마진율이 높은 백화점 채널을 방어하지 못한 탓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정통 란제리의 부진은 홈쇼핑 영향도 크다. GS샵의 지난해 이너웨어 취급액은 1,500억원대로, 2012년(950억원) 대비 약 60%나 급증했다. 최근 1~2년새 홈쇼핑의 패션·잡화에 대한 소비자 이미지가 젊고 세련된 쪽으로 바뀌면서 구매 수요가 커진 덕분이다. CJ오쇼핑에서도 란제리는 인기 상품군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자세한 시연과 상품 설명, 다양한 영상이 곁들어지기 때문에 직접 입어보지 않고도 고객 주문이 쇄도한다"며 "지난 1월 론칭한 '피델리아 프론트 리프팅' 은 첫 방송 1시간 동안 11억원 어치나 팔려나가 관계자들을 놀래켰다"고 말했다.

코너에 몰린 비비안과 비너스 등 정통 란제리들은 반전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비비안은 20~30대 여성을 목표로 '당당하고 세련된 현대여성'의 느낌을 담아 브랜드 심벌을 교체했다. 또 백화점 중심에서 벗어나 홈쇼핑,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채널을 넓히고 그에 맞춰 브랜드를 분리하고 단가도 낮췄다.

비너스 또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젊은 감각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한편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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