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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페이퍼의 아름다운 구조조정, "회사 살리자" 위로금 줄이고 상여금 반납

힘겨운 사정에 노사 한발씩 양보… 고령 직원 180여명 명퇴 마무리

"고통 분담"… 업계에 잔잔한 감동

"헌신 헛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 장만천 대표 '제2 창업' 선포

지난해 열린 체육대회에서 전주페이퍼 직원들이 줄다리기를 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제공=전주페이퍼

국내 1위 신문용지 제조기업인

전주페이퍼의 아름다운 구조조정이

업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제지산업 침체에 따른

어려운 경영상황을 감안해

직원들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상여금을 반납하는 등

십시일반으로 구조조정 작업에

동참하면서 대규모 명퇴를

무난하게 잘 마무리 지은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주페이퍼는 최근

고령 직원 18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마무리했다.

전주페이퍼에 몸담고 있는 총인원이 718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25%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을 내보낸 셈이다.

지난 6월부터 진행된 노사협의회에서 사원들은 회사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이해하고 단체협약에 월 급여의 45개월분으로 정해진 희망퇴직 위로금을 36개월로 대폭 양보했으며 희망 퇴직을 신청하는 사원과의 고통 분담을 위해 남아있는 사원들이 200% 상여금을 반납해 퇴직 위로금 재원에 보태기로 했다.



신문 산업 침체로 경영 환경이 많이 나빠진 만큼 전주페이퍼 경영진이 물리적 구조조정에 착수할 수도 있었지만 퇴직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힘겨운 선택 앞에 서게 된 사측과 노조측이 한발씩 양보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결국 180여명의 선배 사원들이 자발적인 퇴사를 선택하면서 정리해고 없이 구조조정은 마무리됐다.

지난 2월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임무를 떠안게 된 장만천 대표는 지난 주말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자 떠나는 직원들에 대한 아쉬움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CEO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담화문을 통해 "회사와 후배들의 미래를 위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 주신 180여명의 헌신 덕분에 꼭 피하고자 했던 정리해고까지 가지 않고 원만하게 인력조정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남아 있는 임직원들은 선배님들의 헌신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모두가 '제2의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회사의 정상화에 임해야 한다"며 "영광스러운 과거는 내려놓고 회사를 새로 만든다는 심정으로 '제로 베이스(zero base)'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페이퍼는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제2의 창업'에 나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는 10월 1일 창립 50돌을 맞는 전주페이퍼는 재도약을 위해 에너지 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전주페이퍼는 내년 말까지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소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전주페이퍼는 바이오매스 보일러와 소각터빈발전 등을 통해 이미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어렵게 결단을 내린 인력 구조조정으로 연간 약 170억원에 달하는 고정비가 절감되는 만큼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제고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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