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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기자의 돋보기] 구청장들 토론회 간 까닭은?

지난 13일 서울시 구청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주최로 `재건축 정책 토론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 토론회에는 구청장들, 각 구청의 재건축 담당 실무자 등이 참석했으며 그밖에도 시민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늦게 도착한 100여명 가량은 서 있어야 할 정도도 성황을 이뤘다. 서울시내 기초 자치단체에서 주택시장의 핫 이슈인 재건축에 대해 논의하고 정책을 고민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토론회는 정책 토론회 그 자체로만 평가하기 힘든 복잡한 이면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토론회는 정책 토론회임에도 불구하고 입안자나 담당 공무원들이 토론자로 참석하지 않았다. 토론회에서 다뤄진 내용도 자세히 살펴보면 재건축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보다는 왜 재건축을 해야 하는가가 핵심이었다. 참석한 시민 역시 대부분이 강남지역의 부녀회장, 재건축 조합장, 지역 유지 등으로 재건축의 열렬한 찬성자들이다. 주최 역시 구청장협의회 명의로 돼 있지만 사실은 강남구청이 주도한 토론회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재건축 정책의 핵심 담당자라고 할 수 있는 건교부나 서울시의 관계 공무원이 참석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한 전문가는 “제목은 정책 토론회지였지만 어떤 정책제시나 토론도 없었다”고 촌평했다. 그럼 왜 이런 알맹이 없는 정책 토론회가 열렸을까? 재건축아파트가 몰려있는 지자체들이 여론이 부담스러워 재건축 승인을 쉽게 내주지 못하게 되자 여론의 지지를 얻어보고자 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토론회는 한 언론사의 후원을 받기로 했으며(결국 그 언론사는 후원을 철회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시민들은 왜 기자들은 안 왔느냐고 항의성 질의를 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재건축 단지를 포함한 구들은 라디오 출연, 보도자료 발표 등 여론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강남구 인근의 다른 구청도 이날 열린 토론회와 비슷한 성격의 재건축 세미나를 재건축 아파트 단지 시공사로 선정된 대형 건설사들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승인이 구청의 의지만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한 구청들은 재건축 승인을 위한 여론몰이와 지역 내 표심 달래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여론 주도전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날로 오르는 강남 집값에 대한 대한 일반 시민들의 `원성`이 높은 가운데 이 같은 재건축구들의 `여론전`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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