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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산업 더블딥 조짐
입력2002-08-21 00:00:00
수정
2002.08.21 00:00:00
6월 매출 0.2% 감소… 공장가동률도 '뚝'
세계 반도체 산업이 올해 말부터 하강국면에 접어들어 결국 더블딥(이중 침체)을 맞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판매가 전년 대비 33% 감소했지만 올 들어 지난 2ㆍ4분기 반도체 매출이 전분기보다 5.8% 늘어난 113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자 올해부터 반도체 산업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왔다.
그러나 미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반도체 매출이 전달에 비해 0.2% 줄어들면서 다시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 올해 말부터 2차 하강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또한 전세계 반도체 공장 가동률도 지난 6월 86.5%에 달했던 게 8월 들어 81.9%로 5%포인트 이상 줄어 들었다. 이는 반도체 업계가 공급과잉을 우려,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북미 반도체장비업계 BB율(출하량 대비 수주량 비율)도 1.16으로 조사돼 전달의 1.26%에 비해 소폭 하락, 13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됐다. BB율 감소는 수주량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으로 향후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격주간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반도체 경기가 더블딥을 보였던 지난 96~98년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비관론을 뒷받침했다.
96년 반도체 매출은 전년에 비해 9% 감소한 후 97년 소폭 회복되는 듯 보였으나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로 이듬해인 98년 다시 9% 하락, 이중침체를 보였다.
올해 반도체 매출도 지난해의 33% 급락을 딛고 3~4% 가량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2003년에는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마디로 아시아 금융 위기란 변수가 미국 경기회복 지연으로 바뀌었을 뿐 마찬가지 결과가 예상된다는 것.
물론 일각에서는 DVD 등 일부 가전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되는 크리스마스 시즌 등의 연말 호재가 남아있어 아직 더블딥을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회복 지연 및 이에 따른 수요 감소라는 상황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반도체 업계의 어려움은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창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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