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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 재정적자 4,500억弗

증시를 필두로 최근 미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날로 악화되는 연방 정부의 재정수지가 미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재차 부상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15일 미국의 올 해 재정수지가 경기 침체와 이라크전비 확대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치보다 1,500억 달러나 늘어난 4,5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4.2%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 사회보장펀드로 인한 재정수입을 제할 경우 1983년을 제외하곤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대 적자다. 백악관은 또 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 미국의 재정수지는 내년에도 악화돼 4,75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정부측은 부시 행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미 경제가 살아날 경우 이 정도의 적자 규모는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회의적 입장이다. 우선 미 재정적자 규모가 미 정부의 예측치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부시 행정부는 집권 초기만 해도 2003년 재정수지가 3,34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9ㆍ11테러와 이라크전이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당초 예상치와의 차이가 무려 7,89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것은 미 정부의 분석에 신뢰성을 주기 어려운 대목. 특히 이라크의 전후 복구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여 정부의 재정 수지 악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의 이라크전후 복구비용이 내년 말까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 이 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백악관은 2004년 적자규모가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08년까지 2,260억 달러로 적자폭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문제는 정작 2010년 이후에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쯤이면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적인 퇴직시기를 맞게 돼 세수는 대폭 감소하는 반면 지급해야 하는 연금액은 급증하기 때문이다. 재정수지 악화에 대한 우려가 이처럼 커짐에 따라 ▲정부의 추가 경기 진작책 수행이 어려워지고 ▲정부 채권 발행 규모 확대로 인해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부시의 세금 감면 정책에 대한 경기 부양 효과 논란이 아직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정적자 확대 문제가 본격적인 정치 이슈로 부상할 경우 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역시 92년 클린턴과의 대결에서 재정수지 악화 책임이 본격 거론되면서 재선에 실패한 바 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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