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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불안제거 부동자금에 물꼬를
입력2003-05-23 00:00:00
수정
2003.05.23 00:00:00
우승호 기자
경제 및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저 정부 대책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대체 투자처로 자금이 흘러 들어 갈 수 있도록 후속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이런 후속 조치가 없으면 시중자금이 금융시장쪽으로 물꼬를 틀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됐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번 정부 대책은 부동산 과열에 대한 집중포화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행시점이 2~3달 뒤라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발표 내용 가운데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일부 후분양제를 도입한 것은 재건축사업에 대한 투기세력의 유입을 막아 재건축아파트에 몰리는 자금의 속도와 양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투기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제 부동산 쪽에 바리케이드를 쌓았으니 대체 투자처를 마련하는 보완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워낙 금리가 낮은 만큼 현재로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금융팀장=부동산 안정대책이 발표됐지만 자본시장은 카드채 때문에 여전히 물꼬를 틔우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다. 부동자금은 다시 은행으로 들어갈 테고 은행은 수요 없는 자금을 쌓아놓고만 있을 것이다.
자금 선순환을 위해서는 불확실성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 정부정책은 투명하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당장 카드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또 투신사 구조조정 등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문제들도 하루 빨리 제거해야 한다. 노사문제 등 정부정책에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예측가능 한 정부정책을 보면 금리가 낮아도 채권이나 주식에 돈을 풀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 이번 5.23 조치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투기억제 대책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으로 과열된 시장 열기를 잠재우는 데 톡톡히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 시기를 `준공 후 80%`로 묶었기 때문에 현재처럼 시세차익을 거두기 어려워져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후 분양으로 전환해도 사업추진이 가능한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에는 여전히 수요가 몰려 이들 단지의 거래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투기수요가 지방의 비 투기과열지구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금지 지역을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R2코리아 이현 박사=이미 사업승인을 받아 `후 분양제`에서 제외되는 저밀도 지구 재건축 단지 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워낙 풍부하고, 주식시장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과열지구를 늘리는 것은 별 다른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권의 경우 일부 저층 단지를 제외한 중층 아파트는 일반분양이 없는 1대 1 사업장이다. 일반분양이 없는 데도 가격이 고공강세를 유지하는 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내놓을 마땅한 대책을 잡기 힘들지만, 부동산 시장 내부환경보다는 외부환경 여건을 변화시키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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