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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디자인시대
입력2002-05-19 00:00:00
수정
2002.05.19 00:00:00
21세기를 흔히 디지털과 디자인의 시대라고 한다. 이는 존 나이스빗이 얘기한 정보화의 시대, 다원적 선택의 시대로 옮아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의 상징인 퍼스널 컴퓨터가 세상에 크게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초반이었다. 그 이전에는 개인용 컴퓨터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IBM 컴퓨터 한대와 그 부속 단말기들이 차지하는 면적이 보통 10평은 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책상 반쪽만한 퍼스널 컴퓨터로 바꿨으니 엄청난 혁신이다. 더구나 요즘의 노트북은 책 한권 두께밖에 되지 않으면서 인터넷을 통해 우리를 세계의 정보 보고로 연결해준다. 가공할 만한 기술의 발전이다.
디지털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꿔 놓고 있다. 특히 섬유ㆍ패션 산업에서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기술이 디자인 기술과 결합하면서 섬유ㆍ패션산업은 이제 새로운 역사의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날염공정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과거에는 모세관 현상에 의한 번짐현상 때문에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었던 각종 옷감의 날염 공정에서 디지털 기술이 그 혁신성을 십분 발휘하면서 기존의 섬유산업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재래식 아날로그 방식의 섬유 날염공정은 디자인을 확정하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하면서 많은 자원과 시간낭비는 물론 환경을 파괴하고 근로자들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디지털 날염공정은 물을 99%나 덜 쓰고 중간재나 폐기물을 거의 100% 없애준다. 색분해 필름이나 스크린 제판 공정, 염료의 수작업 조액, 색도별 날염 작업 등이 아예 필요치 않다. 스크린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그 많은 스크린을 물로 씻을 필요도 없다. 종이에 사진이나 그림을 인쇄하듯 천에 직접 인쇄하는 기술이 디지털 청정 날염기술이다.
또 이 디지털 날염기술을 이용하면 날염의 최소 발주량이 100㎙ 이상에서 1㎙까지로 준다. 99%가 감축되는 것이다. 시간도 최소 180인일에서 1인일로 줄 수 있다.
이제 나만의 디자인, 나만의 넥타이, 나만의 스카프, 나만의 수영복, 가방이 가능해진 것이다. 생산공정과 공급망 전체의 혁신을 통해 환경성 높고 경쟁력 높은 퍼스널 디자인 시대가 바야흐로 우리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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