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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으론 부족” 시리즈물 제작봇물

“이왕이면 화끈하게 보여주자.”스토리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아예 시리즈로 구성되는 대형 오락 영화가 늘어나고 있다. 화제급 오락 영화가 속편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거의 불문율에 가까운 사실. 하지만 요즘에는 개봉 전부터 시리즈로 동시 기획, 촬영 시점을 연결시키는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소설을 기반으로 한 `해리포터` 시리즈와 `반지의 제왕` 등에서 불이 붙더니 날이 갈수록 확대일로에 있다. 올해 국내 개봉하는 시리즈 영화만 해도 `반지의 제왕``매트릭스``무간도` `킬 빌` 등 수 편. 제작사 입장에서 시리즈 영화는 첫 편의 흥행 이후 한껏 올라갈 출연료 등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속편에 비해 작품의 질을 균일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 물론 흥행력에 대한 실제적인 확인이 없는 만큼 제반 사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국내 영화계에서도 이런 흐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속편과는 다르다=이들 대형 시리즈 영화는 속편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속편은 등장 인물은 동일하되 약간 상이한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리즈 영화는 TV 영화 시리즈처럼 스토리의 연관성이 필수적이다. 전편의 내용에 대한 상세한 이해 없이는 다음 편 전개를 따라가기가 더욱 힘든 것. 등장 인물도 웬만한 영화에 비해 1.5배 이상 많다. 한 인물이 영화 속에 숨쉬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소개 시간이 필요한데 2부 부터는 이러한 설명이 생략되는 만큼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할 수 있다. 서로의 처지와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등장 인물 수십 명이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기에, 2,3부를 처음 접한 관객이라면 `이해 불능`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은 게임, DVD 등 관련 매체가 풍성해지며 더욱 확장된 부분이다. 빠른 장면 전환 등으로 감독의 메시지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면 화를 내던 관객들이 요사이에는 DVD나 게임 등을 동원, 영화를 `분석`하며 `연구`해 낸다. 영화 배경 설명을 풀이한 별도 서적이 등장하는 예도 이미 익숙해진 사례. `매트릭스`시리즈는 이러한 특성을 마케팅 전략에까지 적절히 활용한 예다. 제작진은 2편 개봉 직전 `애니 매트릭스`와 `엔터 더 매트릭스` 게임 등을 출시, 감독이 의도적으로 빠뜨렸거나 첨부한 사항, 러닝 타임 만으론 부족했던 부분 등을 `돈을 주고` 알아내게 했다. 오락 영화임에 아무런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국내에서도 특유의 수사학에 대한 토론회까지 열려 마니아 층의 눈길을 유도해 냈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시리즈 영화 관람의 철칙은 전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야 한다는 점.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만큼 알고 보면 재미가 배가된다. 국내 개봉을 맞은 영화들의 간략한 소개를 첨부한다. ▲킬 빌=감독의 본래 의도는 3시간여 단편. 촬영을 마친 뒤 제작사 미라맥스 측의 제안으로 1,2부가 생겼기에 엄밀한 의미의 시리즈 물은 아니다. 자신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전 조직원 다섯 명을 찾아가 복수하는 여전사의 이야기. 현재 2편이 후반 작업 중이며 미국의 경우 내년 2월경 개봉한다. ▲무간도=`홍콩 느와르의 부활`을 기치로 만들어진 영화. 조직에 스파이로 들어간 경찰과 경찰에 들어온 조직원의 철학적 대결을 그린다. 1편의 흥행을 계기로 세상에 나왔지만 2,3편이 동시에 제작됐다. 12월 5일 국내 개봉할 2부는 1편의 전편 격으로 주인공이었던 양조위와 유덕화의 20대를 진관희 여문락 등 `꽃미남`표 배우들이 연기한다. 이어 개봉할 3부(2월 초 예정)는 1편의 후일담. 1편에서 죽은 양조위의 빈자리는 여명이 채운다. ▲매트릭스=2편을 `to be concluded(다음 회에 완결)`로 마감, 관객을 당황케 했던 작품. 현재 완결편이 될 3편이 개봉중이다. 인간의 소용품이었던 기계들이 외려 인간을 지배한다는 상황이 1편의 출발. 인간들은 기계에게 생체 에너지를 흡수당하는 줄도 모르고 가상현실(매트릭스) 속에서 꿈만 꾸다 죽는다. 네오는 1편에서 기계에 반기를 든 인간들의 구세주로 선택되었고 3편에서는 여전사 트리니티와 함께 기계 도시의 심장부로 향하게 된다. 총 3부로 기획, 2,3편을 1부 개봉 뒤 동시 제작했다. ▲반지의 제왕=3부 전체를 동시 기획ㆍ제작한 영화로 마지막 3편이 오는 12월 17일 개봉된다. 전세계 70여개 국에서 같은 날짜(12월17일)에 극장에 걸리지만 시차 탓에 한국 및 일본이 전 세계 최초 개봉국이 된다. 1편에서 가공의 파괴력을 지닌 절대 반지를 없애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원정대는 악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간계의 선한 무리들과 통합을 시도했다. 3편은 엄청난 규모의 전투 장면 및 절대반지의 최후, 아라곤과 아르웬의 사랑 이야기 등 그간 선보인 에피소드를 모두 종결짓는다. `반지의 제왕` 이후 이야기는 `호빗`(난장이 종족 이름) 시리즈 등의 새 영화로 계획 중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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