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본점이 몰려 있는 서울 을지로에 최근 이색적인 외벽광고가 등장했다. 통상적인 상품광고가 아닌 커다란 귀를 형상화한 광고(사진)다. '고객의 목소리 외환은행이 귀담아듣겠습니다'라는 카피가 적혀 있다.
일개 광고이지만 여기에는 은행권의 현실인식이 반영돼 있다. 찾아오는 손님만 받는 수동적 자세로는 성장정체 국면을 돌파할 수 없고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성장의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1ㆍ2ㆍ3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은 하루에 신규업체 2곳, 기존 거래선 3곳을 탐방하자는 것으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최근 금융회사 수장들이 앞다퉈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특히 이번 광고에는 론스타에서 벗어나 진정한 토종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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