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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회의소 "경제정책 3대 함정 경계해야"
입력2005-03-23 11:17:23
수정
2005.03.23 11:17:23
선진국이 겪은 경제정책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않으려면 국민여론보다는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하고 3대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선진국 정부의 시장개입 실패 사례와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선진국 정부의 시장개입 실패 사례를 연구한 결과, 시장 메커니즘보다 국민정서를 우선 순위에 놓고 정책을 편 것이 실패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속성상 경제정책은 국민 여론에 큰 영향을 받기 마련이어서 정책결정 과정에서 시장경제 원리와 충돌할 소지가 큰 ▲시장 불신주의 ▲민심 우선주의 ▲대증주의 등 3대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시장개입 과정에서 빠지기 쉬운 치명적 함정으로 시장불신주의를 꼽고 영국과 프랑스를 그 예로 들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사민당 정권은 2차대전 직후 민간기업의 이유추구 동기가 국민후생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기간산업과 금융산업 등 공공부문 국유화를 단행했는데이런 조치가 산업 전체의 경쟁력 약화와 경제 침체를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산업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짧은 기간에 경제부흥을 일궈낸 독일과 대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독일은 민심 우선주의로 실패의 쓴 맛을 본 것으로 지적됐다. 라인강의 기적 이후 사민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경제성장의 성과가 다수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정서가 퍼지면서 자유시장경제 노선 포기, 정부의 시장개입 확대, 대대적인 복지정책이 이어지면서 장기 침체에 빠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일본은 대증주의에 따른 실패 사례로 꼽혔다. 버블붕괴와 금융 부실 사태가 일어나자 일본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 중심의 대증적 처방에 주력해 장기불황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도 국민정서나 정책관행상 경제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결정 과정에서 3대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 규제, 수도권 규제, 노동 관련 규제 등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펴고있는 점, 성장한계 극복을 위한 성장모델 방향 설정을 민간이 아닌 정부가 주도하고있는 점 등은 전략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우리 헌법은 균형발전, 재산권 행사 등 곳곳에서 사회적 시장경제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다"며 "경제는 정치논리나 국민정서와 분리해 추진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현상은 복잡한 메커니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에 맡기는 게 최선"이라며 "정부는 국민 여론을 살피기 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고이 과정에서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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