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고유가 태풍’의 영향권에 본격 진입했다. 그동안 증시는 고유가 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자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증시는 유가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추가 조정을 받을 경우 코스피지수가 1,700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하되 조정폭이 커질 때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있다. ◇증시 고유가 직격탄=26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도세로 장중 한때 지난 4월24일 이후 처음으로 1,8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기관이 7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고 개인도 6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1,800선을 간신히 지켰지만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증시의 안정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더 이상 유가 상승을 외면하기 어려워지면서 흐름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여름 성수기 진입과 공급부족 우려까지 겹쳐지면서 단기간에 강세흐름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유가 바라보는 천수답 장세 가능성=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고유가 악재에 노출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고유가 여파로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1,700대 초중반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증시 조정시 삼성증권은 코스피지수의 하단을 1,715포인트, 동부증권은 1,750포인트, 한화증권과 대신증권은 1,760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한다면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해 있는 1,7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하락이 멈춘다고 하더라도 현재 장세로서는 지수를 빨리 끌어올릴 만한 재료가 없어 유가의 진정만을 기다리는 천수답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보수적 관점 속 저가 분할매수 전략=증시의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전반적으로 보수적 관점이 확산되고 있다. 고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해 최악의 경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고공행진이 단기간에 해소될 여지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엄기요 우리CS자산운용 리서치팀장은 “고유가로 인한 물가부담 우려 등으로 오는 6월까지 지수가 1,800~1,900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보수적인 관점 속에서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수가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일 때 조금씩 나눠 싼값에 주식을 매집하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제유가가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솟지 않는 한 지수가 급락하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파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최근의 조정이 분할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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