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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업계,사장도 영업일선 뛴다/“불황속 살아남기” 직접수주 나서
입력1997-04-15 00:00:00
수정
1997.04.15 00:00:00
이균성 기자
◎인맥활용·신뢰도 제고 등 큰 효과「상오 10시 경찰청 K부장, 11시 의료보험연합회 C전무, 12시 기아경제연구소 P회장, 하오 2시 IBM L상무…」
기아정보시스템의 사령탑인 송병남 사장(60)의 일정이다. 송사장은 상오 10시 이전과 하오 5시 이후에만 회사에서 일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매일 이처럼 빡빡한 일정으로 고객을 만난다.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라도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경기 침체의 늪이 시스템통합(SI) 업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사장들이 영업의 최일선에 나서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업을 수주하는 데 지위고하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쌍룡정보시스템 김용서 사장은 「마당발」로 통한다. 영업사원이 원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고객사를 방문, 영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수주한 「공군 제 2 방공망 체계 프로젝트」는 김사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시연 현장에 경쟁업체 중 유일하게 김사장이 직접 참석, 공군으로부터 호감을 얻은 것이다. 사장이 직접 보증을 서니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LGEDS시스템의 김범수사장도 공공 프로젝트 입찰 전에 반드시 영업사원들과 「VRB」(Value Review Board)라는 영업회의를 주관한다. 직접 영업을 챙기겠다는 뜻이다. 김사장은 이 자리에서 일선 영업사원들과 프로젝트에 대해 수행능력, 사업 타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사업참여를 결정한다.
현대정보기술의 김택호 사장은 해외사업 수주에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미 중국 대련빌딩의 인텔리전트빌딩시스템(IBS) 구축사업을 직접 수주했고 중국 청화대학과 「퍼트웨어」란 공정관리소프트웨어를 공동개발키로 했다.
국내에서도 그룹 계열 임원들과 숙식을 같이하며 정보시스템의 효용성과 가치를 직접 설명하고 다닐 만큼 열성이다. 회사 관계자들이 『김사장의 활발한 대외활동 때문에 결재받을 시간이 없다』며 불평할 정도다.
이처럼 사장들이 직접 영업을 챙기는 것은 공공 SI시장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고객에 대한 신뢰도와 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데 「발로 뛰는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사장이 직접 발로 얻은 고급 정보 보따리」가 사업수주에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이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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