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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I-월드] 가을이 와도 벤처는 벤처다.
입력2000-09-01 00:00:00
수정
2000.09.01 00:00:00
[김재원의 I-월드] 가을이 와도 벤처는 벤처다.강냉이와 뻥튀기 시간 앞에는 별 도리가 없다. 잘 익은 강냉이 속에서 가을이 영근다. 영근 강냉이와 그 강냉이를 말려서 튀긴 뻥튀기를 비교하고 있으면 한국의 벤처 기업이 생각나서 웃음이 터진다. 여름에 못 느낀 강냉이와 뻥튀기의 관계를 벤처기업에서 찾아보는 여유도 사실은 무더위 속에선 발상(發想)조차 어려웠다.
한국의 벤처기업은 골다공증에 걸렸다는 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내실을 기하기 전에 외형부터 컸으니 중간중간에 바람구멍이 형성되어 골다공증은 피할 수 없었다는 벤처 옹호론도 있다.
70년대 공단 주변에 불어닥쳤던 이직 붐 정도는 아니지만 벤처 기업 사원들의 잦은 이직에서도 그 바람은 찾아볼 수 있었다. 아직도 벤처라는 이름만 내걸면 금시발복 할 것 같은 환상에 잠긴 사람들에게서도 바람은 느껴진다. 지금도 사업계획서만 만들면 떼돈이 들어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보랏빛 꿈이 깨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인지 모른다. 미국의 벤처도 시작은 그랬으니까.
최소한 3년은 밀어주어야
우리는 발전속도가 빠른 민족이다. 『미국이 벤처에서 A트리플이고 한국이 A 더블이라면 일본은 A싱글 정도라서….』(한국으로 한 수 배우러 왔다는 일본 모 학원그룹 후계자의 따님)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일본을 앞선 몇 가지중 하나가 벤처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가을 벤처 대란설은 흉흉하게 나돌고 있다.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통해서, 또는 코스닥 등록 등을 통해서 벤처기업에 자금이 본격적으로 투
입되기 시작한 것이 작년 10월부터 잘 해야 금년 3월 정도까지. 오는 10월이면 그 자금이 투입된지 1년인데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그 1년동안 거의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벤처 대란설은 불거지고 있는 것 같다.
가을에 잘 익은 과일을 보려면 바람과 햇볕과 비가 골고루 그 과일을 밀어주어야 한다. 한국의 벤처 기업은 정부가 밀어주어야 한다. IMF를 아주 짧게 졸업하도록 한 효자로서 벤처의 논공행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발전 속도가 빠른 민족이다. 그렇다고 1년 정도 밀어주다 말고 거품이나 골다공증을 논해서는 안된다. 기업은 최소한도 3년은 밀어 주어야 큰다.
대한민국의 은행은 체질상 은행이라기 보다는 전당포에 가까워서 벤처는 물론이고 기업의 발전을 앞장서서 밀어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을 정부에 의존하지 말라는 충고는 당분간 보류되어야 한다. 벤처기업에 관한 한 정부가 앞장서야만 된다는 것이 이미 실리콘벨리에서 증명되었으니까.
/코리아뉴스커뮤니케이션 회장입력시간 2000/09/0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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