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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옴니버스 영화 ‘기묘한 이야기’
입력2003-02-20 00:00:00
수정
2003.02.20 00:00:00
김희원 기자
한밤중 교외의 역을 나서려는 승객이 갑작스런 폭우로 발이 묶인다. 도리없이 역사안에서 비를 파하게 된 호기심많은 대학생, 샐러리맨, 젊은 커플에게 중년신사는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후지TV 인기 프로그램인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의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극장판 `기묘한 이야기`는 영화적 요소보다 스토리의 기발함에 승부를 건 옴니버스 영화다. 반시간안에 공포와 놀라움을 반드시 서비스하도록 설계된 `환상특급`을 떠올리면 된다. 1,000여편의 스토리중에서 고르고 골라 선정된 세개의 이야기를 이야기 성격에 걸맞는 감독들이 모여 각각 30분물을 만든 작품이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눈 속의 하룻밤`. 전형적인 설산괴담이다. 얼어붙은 첩첩산중에 추락한 여객기 생존자 5명은 산장을 찾아 헤매던 도중 부상자를 포기하고 눈 속에 묻는다. 살아남은 네명은 교대로 눈을 붙이지만, 누가 누구를 깨웠나 헤아려보다 다섯번째 불침번의 존재를 깨닫는다. 감독 오치아이 마사유키.
두번째 이야기는 `사무라이의 핸드폰`. 18세기 초 무사 오이시는 골목에서 휴대폰을 습득한다. 300년 뒤의 미래에서 걸려온 전화는 당대의 진실을 묻지만, 역사책에 영웅으로 기록된 오이시의 실상은 늘 애인의 품속만 파고 들던 게으름뱅이. 여색을 일삼아 아들한테까지 멸시받고 부하들의 애간장을 태우던 오이시가 미래에는 역사에 남을 장군으로 변하는 아이러니가 흥미있다. 감독 스즈키 마사유키.
마지막은 `가상 결혼체험`. 웨딩 컨설턴트 회사에 찾아가 결혼식에 관해 상담하던 두 남녀가 `가상 결혼체험`이라는 항목을 발견한다. DNA를 추출하여 출생과 성격을 분석하여 앞으로의 결혼생활을 시뮬레이션 해주는 시스템. 사랑은 변질된다는 대전제를 인정하고 불가피한 변화속에서도 함락되지 않을 마지막 보루가 무엇인지 그 보루에 생을 걸 수 있는지 물어야 하는 교훈의 로맨스다. 감독 오구라 히사오. 21일 개봉.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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