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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영상시스템이 국내 처음 도입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오동주 원장은 13일 “캐나다 질릭스(Xillix Technologies)사가 개발한 형광내시경과 특수카메라가 부착된 ‘Onco-LIFE’를 도입, 기관지 내 폐암 조기진단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 구로병원이 도입한 시스템은 백색광 내시경에 특수 형광장치를 일체화한 장비이다. 기존의 백색광 내시경 하에는 쉽게 진단할 수 없었던 병변을 정확한 형광 영상으로 표출해 기도 내 이상조직을 깨끗한 감도로 잡아낸다. 특수 카메라와 광원장치가 부착돼 있고 선명한 백색 영상과 명확한 형광영상을 통해 의료진에게 2개의 화면을 동시에 제공,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검사 대상자는 ▦40세 이상의 장기 흡연자 ▦흡연이나 유해가스에 장기간 노출된 병력이 있는 사람 ▦직계 가족 내 폐암발생이 있는 경우 등이다. 이 장비에 사용된 광감응 형광내시경 기술은 1990년대 초 캐나다에서 개발돼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 각광을 받았다. 특히 캐나다 의료발명기금은 이 장비에 대해 '인류 건강을 위한 탁월한 발명'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데 그 이유는 수술적 치료로 완치를 할 수 있는데 비해 조기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폐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과 객담 세포진 검사에 대한 유용성 검사를 했지만 아직 효과에 대해 증명된 것은 없다. 다만 최근 조기 진단법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 저선량 흉부 CT와 형광 기관지 내시경 방법이다. 병원측은 “저선량 흉부 CT가 주로 폐의 실질부위의 병변을 찾는 검사라면 형광 기관지 내시경은 기관과 기관지와 같이 중심성 기도의 병변을 모니터를 통해 기관지 상피 조직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 한다”면서 “시스템상으로 볼 때 이 진단기를 이용한 폐암 진단율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흉부학회는 몇 해 전 폐암 및 폐암이 의심되는 17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캐나다 등의 7개 의료기관이 분석한 결과 단순 백색광 내시경을 시행했을 때보다 형광내시경을 병행했을 때 암을 3배 이상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재계 지도급 인사들의 주된 사망 원인으로 언론에 부각된 폐암은 한국인 사망 1위의 암으로 남성들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 정도로 조기 발견율과 치료성적이 가장 나쁜 암 중의 하나다. 전문의들은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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