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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경제초점] 국내경제
입력1998-12-27 00:00:00
수정
1998.12.27 00:00:00
◆환율안정을 위한 정책조정달러화에 대한 원화강세가 재개되면서 그동안 강력한 저항선을 형성했던 달러당 1,200원선이 무너졌다. 한국은행이 환율하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시장개입을 단행해 일단 환율을 다시 1,200원대로 올려놓기는 했지만 환율의 하락압력은 여전하다. 이처럼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직접적인 요인은 외화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400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그 규모가 큰 데다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금까지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달러화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반면 그동안 외채상환과 만기연장 등의 결과 단기외채비중이 20% 수준으로 떨어졌고 외환시장도 안정을 찾아가면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환율 불안정으로 상반기중 큰 폭으로 증가하던 외화예금도 하반기 이후에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최근에는 오히려 감소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등 달러화에 대한 가수요 압력도 거의 사라졌다. 여기에 엔화가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주요 경제지표들이 호전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원화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강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득과 실의 양면이 있다. 외채상환부담이나 원자재 수입에 대한 부담이 경감되고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득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수출타격과 수입증가, 그리고 그에 따른 수지악화 등은 실이 되는 효과다. 문제는 현시점에서 어느 쪽 효과가 더 큰가 하는 것이다. 원화환율이 급등했던 상반기까지만 해도 환율을 안정시키는 것이 경제에 득이 많았다. 원화환율이 워낙 크게 상승한 상태라 환율변동에 대해 수출은 비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환율하락은 수출에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반면 외채의 만기연장이 여의치 않아 외채상환이 불가피한 기업들로서는 환율하락은 외채상환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었다.
더욱이 환율의 하락은 경제안정과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크게 낮아진 현재의 환율수준에서는 상황이 상반기와 같지 못하다. 수출이 환율에 충분히 탄력적일만큼 환율이 임계치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환율하락은 곧바로 무역수지흑자를 축소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경상수지가 대외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환율수준이 1,000원대이기 때문에 아직도 여유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대외균형환율이 아니라 기업들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채산환율이다. 수출단가가 폭락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점을 감안한 채산성유지 환율을 계산해보면 달러당 1,200원대다. 환율이 이 수준을 밑돌면 수출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얘기다. 더구나 기업들이 대규모의 구조조정 비용을 치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채산성유지환율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둘째, 채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도 바람직한 환율수준은 대외균형환율보다 높아야 한다. 지난 몇 년간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면서 급증한 외채규모를 줄이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향후 몇 년간은 일정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장할 수 있는 환율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외화공급 우위상황이 해소되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자본수지의 경우 국내경제의 안정과 정부의 외자유치정책의 결과로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외화공급 우위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몇 년전 과도한 해외자본 유입으로 인해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원화환율이 하락함으써 경상수지 적자를 더욱 확대시키고 이것이 결국 외환위기를 불러왔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구조조정정책의 최우선순위로 꼽고 있는 외자유치 정책에 대해 재고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균형잡히지 못한 과도한 외자유치정책은 자칫 정도이상으로 원화환율을 떨어뜨리고 경제의 안정적인 흐름을 해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權純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금리동향
지난 주 시장금리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내년초의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계속 지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연말 결산과 지준마감에 따라 단기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시장참여를 꺼리고 거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시장금리는 보합국면을 지속했다. 다만 정부가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함에 따라 원화 유동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핏치ICBA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검토 발표 등으로 주변여건이 개선되면서 국고채 수익률과 콜금리는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고채 수익률의 경우 내년초에 대한 낙관적 기대로 선취매수세가 일면서 6%대로 재진입하였으나 회사채수익률은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한주 내내 보합세를 유지하는 특징없는 장세를 지속했다.
이번주 시장금리도 보합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들이 연말결산으로 인해 자금운용 규모를 크게 가져가지 않음에 따라 채권거래는 전반적으로 소강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초 금리는 원화환율의 움직임에 의해 민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정부가 공개시작조작금리의 추가인하를 조기에 단행해 시장금리 하락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초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 환율의 하락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정부의 금리하락 의지는 여전히 확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공: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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