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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인생만사 塞翁之馬

요즘 세상만사가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이 더욱 실감난다.옛날 중국에 새옹이란 노인이 있었는데 하루는 집에서 기르던 말이 뛰쳐나갔다. 말 한 마리는 큰 재산이라 이웃 사람들이 위로한즉 새옹은 세상만사가 돌고 도는 것인데 내일의 운수를 어찌 알리오 하고 태연했다 한다. 과연 얼마 후 그 말이 튼튼한 수말을 한마리 데리고 돌아왔다. 동네 사람이 정말 잘 됐다고 축하한즉 내일 운수를 어떻게 알리오 하고 기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얼마 후 그 수말을 타던 노인의 아들이 낙마해 다리가 부러졌다. 이번에도 노인은 별로 탄식하지 않았다. 얼마 후 전국에 징집령이 내려 장정들이 모두 잡혀가는데 노인의 아들은 신체장애자여서 무사했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만약 속편이 있었다면 아들이 군대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이 선거에 출마할 때 시비를 받았다든지 그 아들이 공직에 나가기 어려웠다든지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겠다. 요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임 검찰총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검찰총장 재직시 야당후보의 비자금 수사를 맡은 것이 큰 고비였지만 그것이 좋은 인연이 돼 정권교체 후에도 잘 나갈 수 있었다. 하기야 「검사는 피의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피의자를 잘못 만나 피를 보는 검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피를 보는 것도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괜찮다고 해도 결코 안심할 일이 아니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10년 정도로는 위험하고 20년은 넘어야 발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전직 검찰총장은 잘 나갈때도 몇번의 호사다마(好事多魔)의 수난을 겪는다. 소장검사들의 연판장 소동도 그렇고 옷로비 사건도 그렇다. 그때마다 낙마하는가 했으나 오히려 장관으로 승진까지 했다. 일찍 낙마했으면 작은 상처로 끝났을 것을 더 높이 올라가 떨어지는 바람에 치명상을 입었다. 스스로는 물론 후배나 조직에까지 큰 멍을 들여 천지간에 몸둘 곳이 없게 됐다. 전임 총장도 세속적으로 보면 새옹지마의 불운 편으로 매듭되는 것 같지만 이번 사건이 인연이 돼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인생의 소중한 그 무엇을 찾는다면 개인적으론 좋은 속편이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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