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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금 유럽 회귀현상 뚜렷
입력2000-02-27 00:00:00
수정
2000.02.27 00:00:00
이형주 기자
稅감면·경기회복 기대감지난 수년간 유럽을 빠져나갔던 투자자금들이 각종 세금감면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유럽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자금의 역류 현상은 유럽기업들의 투자비용을 줄여 경제성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주식 및 채권에 간접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규모가 300억유로의 플러스를 기록했고 4·4분기에도 이같은 순유입이 예상되는 등 투자자금의 유입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지난 97~98년 6,000억유로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심각한 자금유출현상을 겪어왔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이같은 상황변화가 유럽의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럽은 지난해 단일통화인 유로화 출범 이후 기업들의 채권발행이 늘면서 회사채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최근 미 월가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유럽주식시장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통신 및 인터넷기업 주가가 기술혁신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하자 미국 뮤추얼펀드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또 유럽국가들이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최근 경쟁적으로 세금감면에 나선 것도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독일은 현행 53%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45%로 인하하는 등 오는 2005년까지 360억달러의 기업 및 개인소득세를 감면하기로 했다. 프랑스은 2003년까지 180억달러의 세금을 감면할 계획이며 네덜란드, 스페인도 세금감면폭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투자와 달리 직접투자의 경우 유럽기업들 가운데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아 지난 98년 1,830억유로가 빠져나갔고 지난해에도 전년과 비슷한 규모의 자본유출이 예상된다. 유럽의 경직적인 노동법과 세금문제, 기업문화 등이 직접투자 유치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직접투자 계획은 통상 수년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만간 이같은 추세가 바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럽지역에 대한 외국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직접투자규모를 앞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릴린치가 이달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따르면 투자자들이 유럽주식에 대한 순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도 유럽 뮤추얼펀드에 대한 투자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유로화가치가 회복되면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의 유럽주식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금이 유럽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럽경제가 좋아지고 기업들의 수익률이 높아져야 한다. 지난 10년간 유럽연합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2%를 유지한 반면 미국은 3%로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는 요인이 됐다.
이런 점에서 최근 유로화 약세는 투자자금이 유럽을 빠져나가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럽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유럽경제성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닐 맥로드씨는 『미국경성장률이 유럽보다 높아 투자수익률면에서 여전히 미국이 유리하다』며 『투자자금의 흐름이 유럽쪽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이같은 상대적인 수익률 격차가 더욱 줄어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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