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1社 전속' 관행흔들

수십년간 지속돼 관행처럼 굳어진 보험사와 설계사간의 ‘1사 전속주의’가 올 상반기로 예정된 설계사들의 수익증권 판매로 깨어질 전망이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판매 제휴 계약을 통해 수입증대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의 충성도 약화와 고객정보 누출 등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설계사들이 소속 보험사가 아닌 다른 보험사는 물론 은행, 증권사 등과도 위탁판매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한 간접투자자산운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확정함에 따라 보험업계의 ‘1사 전속주의’ 관행이 흔들리게 됐다. 보험업계의 ‘1사 전속주의’란 설계사가 현재 보험상품 판매 위탁계약을 맺고 있는 보험사 이외에 다른 금융사와 판매 위탁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확정된 간투법 시행규칙은 설계사의 수익증권 판매 자격을 ‘하나의 판매회사와 간접투자증권취득권유 위탁계약을 체결한 자’로 규정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A생보사 소속 설계사는 B생보사나 C손보사는 물론 다른 은행, 증권사 등과도 위탁판매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보험업계는 이에 대해 특정 보험사와 계약 관계에 있는 설계사가 타사와 수익증권 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하면 고객정보가 누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집인들의 충성도가 떨어져 이탈하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보험사는 물론 은행, 증권사 등에도 보험설계사를 수익증권 판매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며 보험업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설계사의 수익증권 판매가 시작되면 설계사들은 자유롭게 다른 금융사들과 위탁판매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대형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소속 생보사의 경우 수익증권 판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아 ‘1사 전속주의’가 적용되면 수익증권 판매로 수익을 늘일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었다”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반면 보험사들은 “‘1사 전속주의’를 적용하지 못하더라도 자사 소속 설계사들이 어느 금융사와 수익증권 판매계약을 맺었는지는 모집인 관리차원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사와 설계사의 계약 여부를 소속 보험사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감독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의 수익증권 판매는 계약 전 단계인 상품의 권유까지 가능하며 관련 규정의 개정작업이 완료되면 올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