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악덕 이벤트업체 중기 울린다
입력1997-03-21 00:00:00
수정
1997.03.21 00:00:00
정구형 기자
◎「매장부족」 약점이용 과다한 전시료 요구/“믿을만한 기관서 후원 예정” 광고로 유혹/비용 4배까지… 그나마 평일 전시 일쑤최근 악덕 이벤트업체들의 농간으로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악덕 이벤트업체들은 중소기업의 판로확대를 위한 전시회 참가가 늘어나면서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전시회 참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상설매장 부족으로 신제품을 개발해도 마땅히 홍보할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 이같은 중소기업의 처지를 꿰뚫기나 한듯 완제품, 특히 생필품유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면 20∼30여개의 각종 이벤트업체로부터 보내진 전시회 참가권유 공문이 쌓일 정도다.
중소기업의 피혜사례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터무니없이 비싼 부스 임대료.
중소기업여의도종합전시장의 경우 전시장 사용료는 공유면적을 포함해 ㎡당 7백50원이다. 1주일기준 1개 부스(9㎡기준) 사용료는 20만∼25만원선. 여기에 전기설비사용료, 청소용역비, 관리비, 홍보비, 사무인력비 등을 포함해도 업체당 전시회 참가비용은 1백만원이면 족하다.
그러나 이같은 참가비용 계산내역은 중기청, 기협중앙회, 서울시 등 공신력있는 기관이나 경제단체가 전시회를 주최할 경우에 한정된 것이다.
악덕 이벤트업체들이 전시회를 주최할 경우 이 비용은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 즉 이들은 평균 4일간의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1개 부스당 2백만원까지 받으며, 그것도 평일에 주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 악덕 이벤트업체들은 당국이나 경제단체 등의 「후원 예정」이란 문구를 사용, 마치 공공기관이 대대적으로 후원하는 것처럼 광고를 한다. 사실이 아님이 밝혀질 경우에는 『후원 예정이라고 했지 확실히 후원한다는 것은 아니었지 않느냐』며 오리발을 내민다. 참가업체로서는 참가비 전액을 선납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이벤트업체들은 3백∼3백50 부스 규모의 전시회를 한번 개최하면 보통 3억원 정도의 돈을 번다. 별다른 비용 없이 앉아서 거액을 챙기는 셈이다. 현재 국내에는 전문업체를 포함해 2백여 이벤트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문제가 생겨 참가업체를 모집할 수 없는 경우에는 또다른 법인을 설립해 이름만 바꾼채 전시회사업을 지속한다.
한국종합전시장(KOEX)이나 중기여의도종합전시장측은 최근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악덕 이벤트업체의 블랙리스트를 작성, 이들의 전시회 주최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들이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해 문제가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주)윈조이레포츠사의 이선구 사장은 『전시회 참가는 중소기업에게 있어 그나마 한번 가질 수 있는 신제품 발표 기회』라면서 『없는 돈에 기껏 참가해 놓고 사기를 당하면 회사가 휘청일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주)월드전람의 임세광 실장은 『최근 악덕 이벤트업체들의 사기성 농간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이들을 규제할 마땅한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통산부나 중기청에 심사위원회를 둬 적격 업체만이 전시회를 개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구형>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