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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회장 권한 계열사로 대폭 이양"

■ 빨라지는 금융사 경영진 물갈이<br>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확정<br>"민영화 속도 위해 행장 겸직 불가피"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3일 회장추천위원회의 내정 발표를 듣고 있다. /이호재기자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23일 "우리금융 회장 권한을 계열사로 대폭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지만 권한 분산을 통해 그룹 운영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과거 회장과 행장을 겸임했던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 시절 고위험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본 게 '제동장치 없는 권한 집중 탓 아니냐'는 지적에 "민영화를 위해 (겸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 회장 내정자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고 민영화가 완료되면 임기와 관계없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행장을 그만두게 되면 행장을 뽑기 위한 공백 기간이 생긴다"며 "민영화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은행장이 중요한 시기에 공백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 내정자는 "회장 취임 이후 민영화를 앞두고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을 추스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영화는 우리금융에 매우 화급한 사안"이라면서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민영화가 완료되면 우리금융 회장직은 물론 우리은행장 자리에서도 미련 없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내부 출신으로서 (합병 등에 반대할) 노조와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 내정자는 은행 내에서는 '인동초(忍冬草ㆍ겨우살이덩굴)'로 비유되곤 한다. 이 내정자는 박해춘ㆍ이종휘 전 은행장 시절 4년간 수석부행장을 지냈다. 일반적으로 수석부행장은 은행 업무를 총괄하는 2인자이지만 그는 3년 동안 직함만 수석부행장이었을 뿐 실제로는 다른 부행장들과 같은 위치에서 개인영업본부장을 맡았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시의 이 수석부행장은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묵묵히 맡은 일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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