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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 호전] '실물경기회복' 낙관-비관 엇갈려
입력2001-04-18 00:00:00
수정
2001.04.18 00:00:00
올들어 체감경기가 호전추세를 지속하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대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최근 일제히 100을 넘어서고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신설법인수도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체감경기는 미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다. 이론적으로 체감경기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실물경기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최근 실물지표와 체감지표는 극심한 괴리현상을 빚고 있어 향후 경기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체감경기의 호전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끌고올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체감경기지표는 단지 경기침체에 지친 기업과 소비자들의 희망사항을 보여줄 뿐 실물경기회복으로 연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만만치 않다.
◇소비자기대지수는 3개월째 상승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월 중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3개월째 호전추세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경기에 대한 기대도 88.9로 전월의 86.6보다 상승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도 나쁘지 않다. 가계생활에 대한 기대수준은 95.9로 2월의 94.5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소비자기대지수가 94.1이라는 것은 여전히 구매를 늘리겠다는 소비자보다 긴축가계를 유지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권순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적극적으로 분석할 경우 소비심리가 크게 나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아직은 소비심리가 완전하게 풀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설법인 급증 배경
한국은행에 따르면 새로 문을 연 기업수가 3월 3,647개에 달해 2개월 연속 급증세를 보여줬다. 전국 어음부도율은 2월 0.31%에서 0.34%로 다소 높아졌다.
신설법인이 늘었다는 것은 기업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는 개인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고 어음부도율이 높아진 것은 쓰러지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판단하는 게 일반적이다. 즉 선진국처럼 산업의 역동성이 높아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신생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는 배경에는 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한은의 설명대로 신설법인 증가요인은 재취업에 애로를 겪고 있는 장기실업자들과 취업난을 우려한 대학생들의 창업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부터 실업률과 신설법인 증감률은 묘하게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실업률이 5.3%를 보인 후 3월 신설법인수는 4,605개에 달했다. 같은해 10월 실업률이 3.6%로 낮아진 직후인 11월에는 2,826개로 크게 감소했다.
◇실물경기회복세는 아직 불투명
봄바람을 타고 있는 체감지수에 비해 실물경기는 아직 겨울잠이다. 소비ㆍ투자관련지표가 계속 부진상태를 면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경기의 원동력인 수출은 3월 중 0.6%가 줄어 2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또 수입도 8.8%가 감소했다.
실물경기가 체감경기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성택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미국 신경제의 붕괴, 일본의 디플레 우려 등 해외 불안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여서 체감경기지표의 호전을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힘든 형편"이라고 진단했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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