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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변하고있다] 수출입은행
입력1999-02-18 00:00:00
수정
1999.02.18 00:00:00
수출입은행은 공기업개혁의 성공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1년동안 내실있고 강력한 개혁을 소리소문없이 정착시켜 조직의 슬림화와 효율 극대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기 때문이다.수출입은행은 부장급 등 상위직급을 대폭 감원, 조직을 피라미드형으로 재편했다. 또 본점부서와 국외점포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인력을 감축했음에도 불구하고 권한의 하부 이양과 의사결정 구조의 단순화를 통해 업무 효율은 더 올라갔다.
수출입은행은 이같은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수출지원 기능이 마비된 시중은행의 빈 자리를 메우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무역어음재할인, 수출용원자재 수입금융등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며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을 위한 수출입 지원금융의 첨병으로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내실있는 조직·인력개편=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640명의 인력중 20.5%인 131명을 감축했다. 30%이상 인력을 강제 감축한 시중은행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인력감축 비율은 적다. 그러나 이를 시행한 방법과 내용을 뜯어보면 인력 구조조정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수출입은행은 인력구조조정의 수단으로 「대기발령」이란 수단을 사용했다. 명예퇴직에만 의존하던 다른 은행과 달리 일단 명퇴 기회를 부여하되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급여를 삭감한 상태로 대기발령을 내렸다.
수출입은행이 이처럼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한 배경은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는 머릿수 채우기식의 감원이 아니라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위해 상위직급자들을 대거 감원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26개 본점부서를 16개로 축소하고 현지법인과 사무소 등 20개 국외점포를 8개로 줄였다. 46개 부점을 24개 부점으로 48%나 감축한 것이다. 조직개편 내용과 맞춰 감원을 실시하다 보니 간부위주의 감원이 불가피했다. 1급이 46명에서 24명으로 22명(47.8%)이 줄었고 2급이 63명에서 44명으로 19명(30.2%) 감소했다.
중하위직과 여직원 별정직 등을 위주로 감원, 실무인력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간부 위주로 인력축소를 실시해 조직을 미래지향적인 피라미드형으로 개선하고 고비용 인력구조를 해소한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해 조성한 저비용 구조기반을 통해 98년중에는 97년대비 11.5%인 57억원을 절감했고 99년중 추가로 100억원의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영건실화와 수출지원의 동시 달성= 수출입은행은 국제금리 수준의 낮은 금리로 수출금융을 지원해야 한다는 과제와 적정수준의 이익을 내고 자산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경영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이같은 목표를 일단 동시에 달성했다. 지난해 업무이익 476억원, 당기순이익 200억원을 달성했고 연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16.2%에 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생산성지표인 1인당 자금공급규모를 90년의 10배 수준인 13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가 연초 수출입은행에 대해 7,300억원을 증자해 줌에따라 BIS비율은 20.5%로 상승했다.
수출입은행은 경제위기 극복의 관건이 수출에 달려있다는 각오아래 올해 자금공급 목표를 지난해의 6조6,000억원보다 56% 많은 10조3,000억원으로 확대하고 무역금융 40억달러 규모도 별도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업체 지원을 위한 금리인하 유도와 신규업무 확대= 수출입은행은 단순한 자금지원 외에 외화자금 조달능력 등을 배경으로 일반 시중은행의 수출어음매입 이자율(환가료) 인하를 유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20억달러의 무역어음 재할인자금을 시중은행에 배분하면서 스스로 환가료를 1%포인트 인하하고 시중은행들의 인하계획을 받아 환가료가 낮은 은행에 자금을 집중배정하는 방법으로 환가료 인하를 유도했다. 시중은행들은 평균 0.63%포인트 환가료를 인하키로 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가료 인하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금리절약 효과가 연간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입은행은 한은보유 외환 외에 외국의 공적수출기관과 업무제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활용, 유산스L/C(외상수입신용장)의 개설 등 원자재 및 시설재 수입금융을 취급하고 무역어음 재할인업무를 신규로 취급했다. 이를 통해 수출에 필요한 원자재를 적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출거래및 해외건설공사와 관련된 보증업무를 확대해 무역, 건설업체의 외화획득을 지원했다.
◇인사관리의 전문성 투명성 제고= 수출입은행은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관행과 순혈(純血)주의의 타파를 위해 인사관리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직위 직급을 분리, 3급차장 3명을 부부장으로 발령했고 국제금융, 부실여신관리, 원화표시 수출입금융채권발행, 국제여신심사 등의 분야에 ADB(아시아개발은행) IBRD(세계은행) 등의 전문가를 아웃소싱했고 이사와 해외경제연구소장 등도 국제금융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또 내부인력을 양성하고 내부경쟁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연수를 통해 직원들이 미국변호사와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토록 지원하고 있다. 2급이하 직원들의 보직결정권을 부점장회의에서 결정토록 해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여신심사 사후관리제도 개선= 수출입은행은 향후 구조조정의 최우선과제를 소프트웨어의 개선에 두고 있다. 이에따라 여신결정권한을 이사회에서 심사역합의체와 여신위원회로 이관해 독단적인 여신결정을 예방하고 여신심사의 투명성을 높였다. 또 구매자신용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프로젝트파이낸스전담팀을 운영해 국내담보 위주의 대출심사관행을 탈피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선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거래업체에 대한 신용분석 전담팀을 설치하고 승인된 여신에 대한 사후감리제도를 도입하며 여신에 대한 일관관리체제를 구축, 부실채권의 발생소지를 사전에 차단키로 했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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