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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제] `쾌청-흐림' 엇갈린 예보

「건실한 성장세 지속인가, 본격적인 하강국면 진입인가」최근 들어 미국의 경기동향과 관련된 각종 수치가 엇갈리게 발표되면서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크게 갈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정확한 견해를 발표하길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도 24일 이같은 사실을 고려해 「지금 미국경제는 강건함과 취약성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기상황은 한국 등 신흥시장의 경제난 해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혼란은 무엇보다 미국의 제조업이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경제를 강력하게 떠받쳐온 소비자 심리는 오히려 빠르게 회복세를 타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 4개월 동안 연속해서 떨어진 후 11월엔 전월보다 6.7포인트 상승한 126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또 상무부는 24일 지난 3·4분기중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높은 3.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3.3%에 비해 0.6%포인트나 높은 것이며 지난 2·4분기의 성장률 1.8%와 비교해도 두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는 해외수입이 예상보다 줄어든데다 소비자들이 트럭, 중고차, 고가품 등에 대한 왕성한 구매에 나서면서 소비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인 린 프랑코는 『호전된 경제상황과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소비자 구매심리를 부추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 선행지표인 설비내구재 주문량은 10월에 1.7%나 떨어져 장기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미 기업들의 세후 수익도 3·4분기중 1.8%나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내구재 주문량이 9월에 1.3% 증가한 후 다시 하락한 것은 경제위기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생생히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자본 투자열기가 급속히 감퇴하고 있어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각종 수치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장기간의 호황에서 벗어나 내년엔 본격적인 침체국면을 맞게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금리 인하로 촉발된 소비나 주택경기 활성화만으로 경제를 장기간 지탱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경제가 이미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판단이며 필요할 경우 내년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바짝 조이는 등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것도 미국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남아있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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