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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블록딜 입찰 '혼선'…국내 투자가 손해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 보유 지분 블록딜(대량매매)이 지난 22~25일까지 나흘간 마라톤 협상 끝에 타결됐다. 그러나 딜 진행 과정에서 자율 경쟁 입찰 원칙이 훼손,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간에 물량 확보 전쟁이 일어나면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난항을 거듭한 끝에마무리됐으나 일부 증권사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나흘간 마라톤 협상..가격.물량배분 문제 =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과주간사들은 지난 22일 첫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채권단이 난색을표시함에 따라 협상이 무산됐다. 채권단은 지분 매각가로 2만6천800~2만7천원선을 원했으나 당일 종가는 2만6천20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날인 지난 23일 하이닉스 주가가 5일만에 반등하며 2만7천100원으로거래를 마치자 재협상에 나섰고 채권단은 주간사 등과 논의해 할인율을 당초보다 낮춘 2.2%를 적용한 2만6천500원에 매각키로 합의했다. 문제는 매각가격이 당초 예상치(2만6천800~2만7천원)보다 소폭 낮아지자 국내외수요가 예상외로 급증, 또 다시 협상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채권단이 매각키로 한 블록딜 물량은 총 4천300만주이나, 국내 투자자들의 물량수요만 6천만주가 넘었던 것이다. 더구나 국내 주간사들 사이에서는 높은 가격을 써낸 순서대로 물량을 배정하는자율 경쟁 입찰 방식으로 딜을 진행한 반면 일부 외국계 주간사는 가격을 정한 뒤물량을 받는 단일가 방식으로 물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채권단 및 일부 주간사 등은 1차적으로 구주 매각 대상 주식 4천300만주 중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2천500만주를 배정, 나머지 물량은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해외주식예탁증서(GDS) 발행을 통해 매각한다는 구상을 제시했고 이에국내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 국내외 주간사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23일 밤 협상이 결렬됐다. 그러나 협상이 지연될 경우 신뢰 하락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채권단과 주간사들은 주말내내 이어진 줄다리기 끝에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당초보다 200만주 많은 2천700만주를 배정하는 것으로 블록딜 협상을 최종 마무리지었다. 결국 구주 매각 및 신주 발행 등 이번에 매각되는 총 5천400만주 중에서 국내와해외 투자자들이 각각 절반인 2천700만주씩을 똑같이 배정받게 된 것이다. ◇ 원칙 훼손 주장 등 혼선 속 진통 =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이번하이닉스 블록딜에 대해 자율 경쟁 입찰 원칙에서 벗어난 원칙 없는 딜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들은 무엇보다 한 외국계 주간사 주도로 국내와는 달리 해외 투자자들에 대해서만 가격을 정한 뒤 물량을 배분하는 단일가 방식으로 딜이 추진됐다며 모 외국계증권사 및 채권단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투자자들 간에 서로 다른 원칙이 적용되는 등원칙이 통일되지 않았다"며 "결국 국내 투자자들의 체결률이 50%를 밑도는 바람에국내 주간사 및 투자자들은 피해를 입게 됐다"고 토로했다. 반면 외국계 등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외투자자들은 단일가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국내외 투자자 및 주간사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소 혼선이 빚어졌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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