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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 기업부문 파장과 전망

이번 주식시장 대폭락이 기업들의 제2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것인가.올해부터 외환위기 이후 위축됐던 설비 투자 및 신규사업 진출을 의욕적으로 펼쳐갈 계획을 마련하던 재계가 총선정국에 이어 몰아닥친 주가 폭락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4대 그룹을 제외하면 30대그룹의 대부분이 현금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자금시장 위축으로 당장 긴박한 위기에 내몰리지는 않겠지만 만기가 다가오고 있는 중장기 차입금 등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떠한 자금조성 방안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은 4월중에 7,1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5월엔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3월에 발행한 유상증자 4,600억원에 비해 5배나 증가한 것으로 기업들이 하반기부터 시작될 투자자금을 조성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증시상황에서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권리를 포기하는 실권의 가능성이 높은데다 설사 증자에 성공한다해도 당초 기대했던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원화가치 강세로 외화차입의 메리트가 적다는 점도 자금조성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재의 환율여건으로는 외화를 차입한다 해도 조달비용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서 불과 1년전에는 100억원이 필요하면 7억달러면 됐지만 현재는 최소 9억달러는 빌려야 해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는데다 혹시라도 원화가치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 환율변동 분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산매각등을 통한 외자유치 역시 기업들의 희망가격과 외국 자본의 평가액 격차가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여의치 않다. 이 관계자는 이와관련, 『자금시장 상황과 달리 현재 실물경기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증시, 외환시장 등이 안정되기만 기다릴뿐 섣부른 대응책을 모색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재계는 다만 이번 증시 충격이 필연적으로 「옥석구분」가속화시켜 조만간 경쟁력을 갖춘 우량 기업은 오히려 보다 유리하게 자금을 조성하는 여건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 김형기기자KKIM@SED.CO.KR 입력시간 2000/04/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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