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용 주력세대가 20~30대 청년층에서 40대 이상 장년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으로 청년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경제난에 따른 고용한파 때문에 젊은이들의 신규 취업길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최악의 취업대란이 예고되는 올해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 주력 세대의 교체는 무엇보다 산업 현장의 고령화에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한 사회 전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에 20~30대 청년층 취업자 수는 990만4,000명에 그쳐 지난 1990년(950만2,000명) 이래 처음으로 1,000만명 아래로 내려앉았다. ‘2030세대’ 취업자는 지난 2002년 1,069만8,000명을 기록한 이래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40~50대 장년층의 고용은 꾸준히 늘어나 2006년 1,024만2,000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청년 취업자 수를 앞질렀다. 4050세대 취업자는 지난해 1,084만8,000명에 달해 전체 취업자의 46%를 차지하는 고용의 주력세대로 자리를 굳혔다. ‘오륙도(50~60대에 회사를 다니면 도둑놈)’라는 신조어가 무색하게 50대 이상 취업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5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에 693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4% 늘어나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선에 육박했다. 반면 20~49세 취업자 비중은 2007년 70.5%에서 작년에는 69.8%로 주저앉아 사상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취업자 고령화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제한파로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극에 달하면서 고용시장에서 청년층의 입지가 한층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재수 한은 동향분석팀장은 “인구 구조가 고령화로 바뀌고 청년층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젊은 층 취업자 비중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생산 주력인구가 50~60대로 이전되면서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급진전되는 고령화 현상으로 15~64세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현재 경제활동의 주축인 25~49세 비중은 2010년 56.7%에서 2030년 49.5%, 2050년에는 44.4%로 급감하는 반면 50~64세 인구는 25%, 37.4%, 40.9%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노동력이 빠르게 늙어간다는 얘기다.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직은 크게 와닿지 않지만 장차 재직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생산성 저하를 지연시키기 위한 고령 재직자 직업교육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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