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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이 보인다
입력1998-10-30 17:14:00
수정
2002.10.22 08:00:25
「국내경기의 바닥이 보인다.」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실물경기가 점차 바닥에 다가가고 있다. 지난 9월 들어 우리 경제의 현재 위치를 가리키는 생산·출하·소비 등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청신호를 보냈고 3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해온 수출과 수입은 동반증가세(통관 기준)로 반전됐다. IMF시대의 골칫거리인 실업률도 8·9월 두달 계속해서 보합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당국은 『좀더 두고보자』며 신중한 자세이나 실물경기의 하락속도가 둔화되면서 경기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는 경기 사이클이 L자형 장기침체를 나타낼지 모른다는 우려를 벗고 U자형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경기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3개월 정도의 추세가 필요하므로 한달 지표가 호전된 것을 보고 회복국면 전환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성급하다는 분석도 만만찮아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매월 10% 이상 감소하던 산업생산은 9월 들어 지난해 같은달 대비 0.3% 증가하는 이변을 보였다.
출하는 반도체·운송장비 등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감소폭이 올들어 가장 적은 2.9%에 그쳤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0%로 지난달의 62.9%보다 7.1%포인트나 상승하며 올들어 처음으로 70%대에 올라섰다. 도·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11.9%,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17.5% 감소하는 데 그쳐 올들어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통계청은 생산·출하·소비가 함께 호조를 보인 것은 9월의 조업일수가 추석이 끼여 있던 지난해에 비해 3일이나 많았기 때문이지만 이런 변수를 모두 감안해도 대부분의 지표가 지난달에 비해 뚜렷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다 9월 들어 지난달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또 6∼7개월 후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도 7월 이후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국제수지동향」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는 36억8,000만달러로 8월에 비해 14억6,000만달러나 늘어났다. 특히 수출은 흑자규모가 8월보다 11.5% 늘어난 109억달러를 기록, 3월 이후 6개월 만에 지난달 대비 증가세로 반전했다. 수입은 내수침체에도 불구, 8월보다 1억3,000만달러 늘어난 7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부도율은 9월 중 1년 만의 최저치인 0.31%로 떨어졌고 지난해 10월 이후 오르기만 하던 실업률도 8월 7.4%로 지난달에 비해 0.2%포인트 낮아진 데 이어 9월에도 0.1%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수는 일용직 고용이 증가한 데 힘입어 7월의 165만1,000명에서 9월에는 157만2,000명으로 줄어들었다.
통계청 강석인(姜錫寅) 경제통계 국장은 『경기지표 10개 가운데 9개가 일단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10월 산업동향을 보면 실물경기의 바닥이 언제쯤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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