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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아랍권 갈등 고조

이라크전을 둘러싼 미국-시리아간 갈등이 깊어지고 일부 아랍권국들 역시 미국 주도의 전쟁에 반발하는 조치들을 가시화 등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 파장이 아랍권 전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 외무부는 31일 논평을 통해 “시리아는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공을 당한 형제국 이라크 국민편에 서는 것을 택했다”며 이라크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또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시리아가 이라크에 군사물자를 지원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만일 이라크 전쟁이 다른 장소로 확산될 경우 중동 지역 전체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확전을 경고했다. 이 같은 반응들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미 고위 관리들이 “시리아가 이라크에 군사물자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를 적대 행위로 규정,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에 나온 것이다. 특히 UN 주재 22개국 아랍그룹 의장인 모하메드 알-두리 이라크 UN 대사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과 비공개 회의를 가진 뒤 “아랍권 국가들은 UN 총회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결의문 채택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57개국의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는 이슬람회의기구(OIC)도 이 문제를 UN 총회에 상정할 용의를 피력하면서 ▲즉각적인 휴전 ▲외국군의 이라크 철수 ▲이라크와 이웃나라들의 주권 및 정치적 독립에 대한 존중을 촉구했다. 당초 아랍권은 개전 초기만 해도 쿠웨이트, 카타르 등 친미 성향의 국가들과 시리아.리비아 등 반미 국가들의 목소리가 갈리는 등 분열 양상을 보여 일관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한 군수물자 지원설과 관련, 미국의 타깃이 이웃 나라인 시리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반미 진영을 중심으로 힘이 모여지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아랍 각국은 중동이 이미 이라크 전쟁과 팔레스타인 문제로 극도의 분노와 동요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시리아 문제까지 터질 경우 중동 전체로의 위기 확산은 물론 지중해 지역 안보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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