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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펀드 위기설… 미국증시 130P 하락
입력1999-06-13 00:00:00
수정
1999.06.13 00:00:00
11일 뉴욕 금융시장에선 미국 2위의 헤지펀드인 타이거 펀드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증시와 채권시장이 폭락했다.이날 개장 직전에 발표된 5월중 미국의 도매물가지수 상승율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낮은 0.1%에 그쳐 금리 인상의 우려가 가시면서 주가와 채권 가격이 상승세로 시작했다.
그러나 장중에 타이거펀드의 경영위기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급회의를 열었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미 재무부 채권(TB) 30년물은 투자자들의 대량 투매로 1,000 달러당 12.2 달러나 폭락했고, 수익율은 10BP(0.1%) 폭등, 지난 9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6.16%로 치솟았다.
다우존스 지수는 폐장직전에 190 포인트(1.78%)까지 급락하자 증권당국이 거래 자제(다운틱)를 요청, 반등세로 돌아서 130.76 포인트(1.23%) 하락한채 마감했다. 일본 엔화는 전날 일본의 시장개입에도 불구, 1 달러당 0.76 엔 상승한 118.08 엔에 폐장했다.
패닉은 헤지펀드들이 저리의 엔화자금을 끌어다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TB를 사두는 방식의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 투자를 풀면서 확산됐다.
헤지펀드들은 일본 경기회복으로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TB 가격이 하람함에 따라 발생한 엄청난 손해를 줄이기 위해 TB를 투매하고 엔화를 대량 매입하는 작전을 감행했다.
지난해 10월 7일에도 헤지펀드들이 캐리트레이를 일시에 푸는 바람에 엔화가 하루에 1달러당 11.5엔 폭등한 적이 있었다.
줄리안 로버트슨의 타이거 펀드는 지난 3일 현재 7.36%의 손해를 보았고,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는 4일 현재 14.8%의 손실을 냈다. 특히 1년에 두번 자금상환을 약정해두고 있는 타이거펀드는 상반기 마감(30일)을 앞두고 가입자들이 대규모 상환을 요구, 심각한 자금난에 처해있다는 설이 난무했다.
패닉의 진원지인 타이거펀드는 『가입자의 자금을 상환할 만큼 충분한 자금 여유가 있다』고 긴급 발표문을 냈지만, 루머 확산을 저지하지 못했다. FRB는 헤지펀드 경영위기설과 관련, 일체의 논평을 피했다.
지난해 9월 뉴욕FRB는 채권전문가 존 메리웨더가 이끄는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월가 14개 은행에 36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토록 지시한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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